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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atorsangjin Aug 19. 2022

임시정부와 문화 향유

[캘리문화] (1)

1922년 일제강점기, 임시정부의 국민대표회의주비회(籌備會)는 '소집선언서'를 발표하고 그 시기 창조파와 개조파로 나눠진 임시정부의 정치상황에 조국의 미래와 운명이 좌지우지하던 때이다. 문화는 커녕 오늘 하루를 살아남기 위해 웅크리고 새우잠을 자던 어두운 조국의 흑역사.


동시대 다른 공간인 캘리포니아는 어땠을까. 건축가 마이런 헌트(Myron Hunt)를 시작으로 자연공간을 활용한 가장 큰 원형극장인 '할리우드볼(HollywoodBowl)'이 개관한다. 그 후 건축가 로이드 라이트(Lloyd Wright), 프랭크 게리(Frank Gehry)를 거치며 지금의 웅장함이 만들어진다.


할리우드 볼 100주년 기념 책자


올해로 개관 100년이라는 세월도 놀랍지만 1985년 개봉작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를 활용한 콘텐츠의 힘이 놀라웠다. 아무런 배경정보없이 방문한 공연이라 처음엔 영화 '백투더퓨처'의 OST를 유명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연주회로 이해했다.그러나 LA 필하모닉이라는 명성보다 엘시스테마(El Sistema)출신의 '구스타보두다멜'의 지휘라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참고로 엘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대표적인 무상음악교육프로그램으로 빈민가의 청소년들과 젊은 음악인들에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음악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범죄 예방을 위해 시작되었다. 공식명칭은 '베네수엘라국립청년및유소년오케스트라시스템육성재단'이다.



뉘엿뉘엿 노을이 짙어지고 저 멀리 'HOLLYWOOD'라고 쓰인 대형 간판이 희미해지는 시간. 17,500개의 객석이 가득 찼다. 연인과 노부부,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들까지 3대의 다양한 인종이 함께했다. 그들은 익숙한 듯이 방석과 먹고 마실 것을 가득 준비했다.


백 투 더 퓨처 영화 상영과 LA Phil의 연주


엑스맨으로 잘 알려진 '휴 잭맨'이 단역으로 출연했다하니 세월이 느껴지는 영화 '백투더퓨처1'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영화에 몰두하는 사이 배경음악이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자칫 영상에서 나오는 배경음악같지만 LA필의 연주였다. 한 편의 영화를 시작부터 끝까지 장면에 따라 다양한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다. 몇몇 장면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메아리쳤다.


37년전 영화를 3대의 관객들은 마치 처음보는 영화처럼 몰두하고 있었다. 지휘자의손짓에 선율과 영화의 몰입감이 춤을 춘다. 오래된 한 편의 영화와 LA필의 환상적인연주가 융합(Convergence)하여 새로운 와우이펙트(Wow Effect)를 만들어낸다.


영화가 끝나고 모두가 일어나 연신 휘파람과 갈채를 쏟아냈다. 한 국가의 운명과 한 건축가를 통한 문화향유가 영화 스토리처럼 100년 전으로 돌아가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벌어진 시간여행을 경험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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