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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주 Jul 14. 2020

테슬라 팔고 GM 산다.

베스트셀러 <부자들의 습관 버티는 기술>

테슬라가 급등락하는 이유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는 새로운 산업이 몰고 오는 충격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기업이다. 2020년 7월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세계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미국의 GM과 포드를 합친 것보다 많다는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만큼 순식간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3월 18일, 테슬라 주가는 300달러 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코로나 이전의 900달러 대 수준과 비교하면 무려 2/3 가까이 폭락한 셈이다. 물론 다른 모든 주식도 크게 하락했지만 테슬라 만큼은 아니었다(ex. 애플은 1/3 정도 하락). 

그러나 그 이후 상승을 거듭하여 7월 10일 종가는 1,544달러를 기록했다. 3월 18일과 비교하면 무려 5배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그렇다면 롤러코스트와 같은 테슬라 주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것은 한마디로 적정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테슬라 주가는 애플의 10배 수준

2020년 1분기 동안 테슬라가 판매한 전기자동차는 8만 여대에 불과한 반면, 일본의 토요타는 같은 기간 동안 무려 240만 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뉴욕에 상장된 토요타 자동차의 주가는 7월 10일 종가기준으로 125달러, 테슬라의 1/12에 불과하다. 비록 테슬라가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선도한다지만 현재의 주가괴리는 너무 심하다. 필자는 이런 현상을 ‘미스터리 프리미엄(mysterypremium)’, 즉 기업제품 및 서비스와 CEO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반영된 주가로  설명한다. 

이같은 ‘미스터리 프리미엄’은 반드시 붕괴한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예컨대,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몇 날 밤을 새워 구매행렬에 동참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현재 테슬라의 주가순이익비율(per_1주당 순이익의 1주당 가격비율)은 300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애플은 30이하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테슬라의 매출이 증가하고 이익이 늘어나면 per도 떨어지겠지만 그것은 현재의 주가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현재의 테슬라 주가를 적정가격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며 오르든 내리든 앞으로의 주가변동성 역시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0년 후를 생각하면테슬라 보다 GM

그러나 장기투자 관점에서 필자는 오히려 테슬라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기업 GM을 추천한다. 자율주행을 앞세운 전기자동차 시장은 급팽창할 것이고 테슬라를 비롯한 어떤 기업도 시장을 독식할 수 없다. 그 가운데 GM의 변신은 극단적이고 공격적이다. 테슬라에 짓밟힌 자동차왕국의 명예를 재건하기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GM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회사에 걸맞게 공고한 판매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테슬라가 생산하지 못하는(?) 기존의 내연자동차 시장의 판매량도 엄청나다. 심지어 7.16에 불과한 주가순이익비율(per)도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독한 기업, GM

지난 2019년, GM은 북미 공장 5개와 기타 지역 2개를 합쳐 모두 7개 공장을 2020년 연말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결과 GM은 근속 12년 이상 노동자들을 절반 가까이 해고하면서 동시에 엄청난 재정을 확보했다. 그렇다고 GM이 실적부진에 시달린 것도 아니었다. 그런 결정을 할 당시의 GM은 분기실적 기준으로 세전이익(EBIT)이 32억 달러(원화 약 3조 8천 억원)로 최근 실적 가운데 가장 좋았다. 그렇다면 GM이 일자리창출을 위한 법인세감면으로 지원했던 트럼프의 뒤통수를 때려 가면서까지 ‘흑자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자율주행차량공유전기차

GM이 선택한 새로운 사업은 자율주행과 차량공유, 전기차였다. 예를들어 미국 대표 공장 가운데 하나인 디트로이트 햄트랙(Detroit-Hamtramck) 공장은 GM 최초의 완전 전기자동차 조립공장으로 재탄생했다. GM은 이 공장에 22억 달러(한화 약 2조 6000억 원)를 퍼부었으며 배터리 연구소까지 인근에 배치하면서 테슬라에 빼앗긴 자동차 왕국의 위상회복을 꿈꾸고 있다.

GM의 변신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 시장의 성장세가 줄어들고 있고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차량공유 시장 역시 덩달아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 이미 GM은 미국의 자율주행차 전문기업인 크루즈 오토메이션과 자율주행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라이다’를 만드는 스트로브를 인수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호출형 차량공유서비스(카헤일링) 기업인 리프트에도 5억 달러를 투자했고 자체적인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메이븐까지 설립했다. GM은 메이븐을 통해 개인들끼리 차를 빌려쓸 수 있는 P2P(peer to peer)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었으며 북미를 넘어 전 세계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도 GM의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근속 12년 이상 사무직을 대폭 해고하는 대신 커넥티드카, 인포테인먼트, 카쉐어링,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연구·개발 부문에 신규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다. 2018년에 출범한 자율주행차 법인 ‘GM Cruise’의 직원은 40명이었지만 2019년 현재 1천명으로 늘어났다. 매년 2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이 사업에 필요한 엄청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익을 가장 많이 창출한 북미지역 1~2만 명 생산직·사무직 올드 보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셈이다.     


이같은 GM의 결정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9년, 미국의 기술연구기관 네비건트리서치의 조사에서 GM은 포드에 이어 세계 2위의 자율주행차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참고로 같은 조사에서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과 현대자동차는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미래자동차 시장을 향한 GM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결단은 특히 코로나 시즌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전 세계의 이동 제한 조치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GM의 실적은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분기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후 장기투자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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