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글을 배운다는 것은

크리스찬의 에세이

by 양애진
미국인 크리스찬은 한국어를 꽤나 능숙하게 구사한다. 처음 만났을 때 얼마나 신기하던지 눈이 튀어나올 뻔 한 기억이 있다. 그러다 문득, 미국인이 한국어를 배운다는 것과 한국인이 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크리스찬에게 너는 한국어를 대체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는지 물어보았다. 교재를 읽고, 수필을 쓰고, 한국인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 등 그야말로 자신의 주변을 온통 한국어로 둘러싸는 가장 효과적이고 똑똑한 방식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쓴 글을 내게 보여주었는데, '아, 우리 한글이 외국인에게는 이렇게 보여지는구나' 라는걸 알 수 있었다.


막상 그 수필을 교정해 주기로 했지만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어야할지 막막하기 그지 없었다. 단순히 띄어쓰기나 철자를 고쳐주는 문제가 아니었다.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이해는 하겠지만 문장 전체를 몽땅 뒤엎어야할 것 같았다. 그렇다. 영어에서는 그토록 자연스러웠던 표현이 한국어로 번역되니 무언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이상한 표현이 되어 있었다. 분명 나는 지금 한글을 읽고 있는데 영어를 읽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이 이상한 기분이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영문학을 오래된 번역서로 읽을 땐, 뭔가 목에 생선 가시가 걸린 듯 꺼끌꺼끌거리는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최근에 나온 번역서로 읽을 때는 매끄럽게 술술 넘어가던 것을 경험한 적 있을 것이다. 이는 번역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인데, 번역에는 직역(Literal translate)과 의역(Free translate)이 있다. 직역이란, 말 그대로 원어 문장의 독특한 구조와 표현을 살려주며 '그대로' 옮기는 것으로 조금은 어색하더라도 원문에 충실한 것이다. 반면 의역이란, 번역어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바꾸어' 옮기는 것이다.


특히나 영어와 한국어는 그 문법의 어순부터가 현저히 다른 만큼 단어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어감과 그 쓰임새에서도 확실히 차이가 많이났다. 예를 들자면 영어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직설적인 표현 방식이 한글에서는 좀더 완화되고 에두른 방식으로 바뀌었다.



결국 이 또한 '언어는 그 자체로 사회이고 문화'라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그리고 사람은 직접 경험 해 보아야 비로소 그 어려움을 알게 된다는 말처럼 새삼 번역의 중요성을 깨달다.


#언어를배운다는건 #대체끝이없다 #통번역인들스고이 #L1trans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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