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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비 Mar 14. 2022

스타트업의 사업전략 직군에 대하여

나는 스타트업에서 사업전략 직군에서 일한다.

대기업이라면 전략팀과 사업팀이 나누어져 있겠지만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해당 업무를 한 조직에서 병행하고 있다고 보면 되고,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최초에서 한 조직에서 이 업무를 하다가 결국 조직을 쪼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오늘은 스타트업의 사업전략 직군은 무슨 일을 하는지 소개해 보겠다.

크게 3개로 업무를 나눠서 소개해 보겠다.


1. 성과 지표 관리

서비스마다 관리되는 지표가 있을 것이다. 거래액, 예약수, 조회수 등 어떤 서비스를 하느냐에 따라 관리 되는 지표의 종류도 다를 것이다. (초심자를 위해 말해두자면 '거래액'은 결제가 발생한 모든 금액이라고 보면 되고, 여기서 수수료율을 곱하면 '매출'이 된다고 보면 된다)

사업전략 담당자는 이 지표를 관리하는 주체가 되어서 성과를 정리하고, 왜 이러한 성과가 나왔는지 분석하는 업무를 하게 된다. 만약, 특정 데이터에 이슈가 있다면 딥 다이브 해서 해당 데이터의 근거를 찾는 추가적인 분석도 진행하게 된다.

일정 규모 이상인 서비스들은 결제 데이터만 뽑아도 이미 엑셀에서 10만행을 넘어서기 때문에 주로 개발자에게 데이터를 이러 이러한 형태로 뽑아 달라고 요청을 하게 된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 일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Data Analyst(줄여서 'DA'라고 부름)라는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직군이 생겨서 보통 DA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해서 데이터를 받게 된다.

그런데 요즘의 사업전략 직군이라면 DA에게 데이터를 요청해서 뽑는 게 아니라 웬만한 분석은 본인이 직접 쿼리를 돌려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래서 사업전략 직군이라면 SQL을 할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두둥). 그럼에도 난이도 있는 어려운 분석은 DA에게 요청해서 진행하면 되긴 한다.

그래서 나는 사업전략 직군을 꿈 꾸시는 분이라면 꼭 SQL을 공부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회사마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서 자신의 회사에서는 직접 SQL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겠지만, 스스로 데이터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은 사업전략 담당자에게 엄청난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게 왜 중요한 지는 언젠가 다시 한 번 자세히 글을 써 볼 기회가 있을 것 같다.


2. 사업 제휴

사업 제휴는 참 정의하기 어려운 영역인 것 같다. 마케팅과도 엮여 있기도 하고, 타 조직의 역할과도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업 제휴라 함은 외부의 기업과 우리 회사가 제휴를 맺어서 신규 기능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창하게 MOU를 맺고 NDA를 쓰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제휴담당자가 업체의 영업 담당자를 만나서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사내에 공유한 뒤 도입하거나 드롭하게 된다.

일반적인 앱 서비스에서 가장 많이 제휴 문의가 들어오는 것은 아무래도 결제와 관련된 것이다. PG사에서 자사의 PG 도입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고, 그 외에 간편결제 도입을 검토하거나 카드사와 프로모션을 논의하는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 이 업무들도 서비스 규모가 커지면 업무량이 상당히 많아지므로 별도로 결제 쪽만을 담당하는 제휴 담당자를 채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스타트업에서는 그 사이즈까지 가기 전까지는 사업전략 담당자가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이 외에도 서비스의 전 영역에 대하여 제휴 가능한 모든 것들이 인입된다고 보면 된다.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하고 있다면 판매자가 있을 텐데, 판매자들에게 금융 혜택을 주고자 하는 은행에서의 제휴 인입도 있고, 세무적인 혜택을 주고자 하는 업체의 제휴도 있고, 물류 제휴를 하고자 하는 물류사의 제휴 문의도 많을 것이다. 마케팅 관련해서 공동마케팅에 대한 제안이 오는 경우도 있고, 콜라보 제품 출시에 대한 문의도 들어오게 된다. 이렇게 판매자 관련 제휴나 마케팅 관련 제휴는 사업제휴 담당자가 혼자서 의사결정 할 수 없으므로 판매자를 관리하는 담당자나 마케팅 담당자와 함께 논의을 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해당 담당자에게 업무를 이관하는 경우도 있다.

사업 제휴 업무도 워낙 방대해서 사업 제휴의 각 제휴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글을 쓸 수 있어서(카드사 제휴, 물류사 제휴, 간편결제 제휴 등),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소개 하겠다.


3. 신규 사업 개발

사업전략 담당자가 신규 사업을 검토하고 초기 세팅을 한 뒤에 실제 PM이 되거나 신규 채용을 해서 전문가에게 맡기기 이전까지의 업무를 하는 것도 사업전략 담당자의 주요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신사업 업무는 사실 하지 않을 때는 0에 수렴하는 업무량일 뿐이고 거의 시장 조사 정도의 업무만 하지만, 만약 진지하게 신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의 M/M를 거의 100% 여기에만 투입해야 할 만큼 일이 많아 진다. 특히 신사업의 특성 상 업무량이 어느 정도인지 사전에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고('신'사업이라는 것은 조직 내에서 그 업무를 해 본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업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할 사람은 나 혼자인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보통 신사업이라 함은 온라인 사업만 해본 회사가 오프라인 사업을 하는 경우이거나, 반대로 오프라인 사업만 해본 회사가 온라인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직 리더부터 각 의사결정권자들이 당연히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분야니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어려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신사업을 맡아서 론칭까지 해본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정말 그 사업이 내 새끼같은 마음이고 심지어 퇴사를 한 뒤에도 그 사업이 잘 되나 안 되나 노심초사 하게 될 정도로 강한 오너십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신사업을 론칭해 보고 나면 다른 웬만한 어려운 업무를 맡아도 매우 자신 있게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사업을 하면서 별의 별 경험을 다 하게 되고 이걸 다 대응해서 해결을 해봤기 때문에 일반적인 업무를 하면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는 크게 놀라지 않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훌륭한 사업전략 담당자가 되기 위해서는 꼭 한 번 신사업 업무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일단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글을 줄이려 한다.

사업전략 업무가 이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것을 모두 쓰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각각의 소주제를 가지고 추후에 더 깊이 있게 다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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