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한다. 아름다운 것들은 빨리 지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는 거라고. 봄꽃도 그렇다. 한철은커녕 길어야 2주의 생명력을 가졌기에 언제 사라질까 다들 서두르며 애닳아 한다. 그리고 꽃이 지면 지나치게 달라지는 모습에 허무함을 내비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꽃을 가질 수 있다. 아름다운 것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시간의 상대성같은 무언가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모습이 바뀐대도 그 귀함은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다. 달라지는 건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일 뿐.
단지 내가 갖고 싶은 건 한 철의 소중함 속 영원한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자세다. 언제 사라져도, 어떤 모습을 취하더라도 속지 않고 귀한 걸 귀하게 여길 줄 아는 태도.
그러니 속상한 하루를 노트처럼 쭉 찢어구겨 휴지통에 던져버리지 말자. 일상이 무미건조해졌다고 억지로 형형색색의 펜을 꺼내들지 말자. 감히 할 수 있는 건, 이미 가진 수많은 것들을 천천히 둘러보고 생각하고 감사하는 일. 깊은 구렁텅이 속에서도 불변의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하루하루는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