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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ptember Sky Sep 25. 2022

비가 올 때 마른 땅이 젖으면서 나는 흙냄새

페트리코(petrichor)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냄새는 약 1조개에 달한다고 한다. 사람마다 후각을 인지하는 수용체 구성이 달라서 맡을 수 있는 냄새는 다르지만 냄새를 인지하는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 시각은 겨우 500만 개의 색깔을 구분할 뿐이다. 실체가 규명된 냄새 가운데 페트리코(petrichor)라는 단어가 있는데 우리 말로 '돌의 피'라는 뜻이다. 커피 카페나 미술, 음악 작품 등의 이름으로 자주 쓰인다. 


이 멋진 단어의 뜻은 '비가 올 때 마른 땅이 젖으면서 나는 흙 냄새' 로 상쾌하고 오묘한 자연의 향기다. 비 냄새(scent of rain)라고도 한다.여름 비가 내린 후 공기에 스며드는 그 특별한 냄새, 마음을 진정시키고 의식에 스며드는 상쾌하고 신선한 감각적인 냄새다. 


용어 어원은 그리스어로 "돌"이라는 뜻의 "페트라"와 그리스 신화의 신들의 몸 속을 흐르는 황금 피 "이코르"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합성어다. 이 용어가 처음 고안된 것은 1964년으로, 호주의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 소속된 연구원 이사벨 조이 베어(호주인)와 로데릭 토머스(영국인)가 공저한 논문(Nature of Argillaceous Odour)을 학술지 《네이처》에 투고하면서 용어를 고안해 사용하였다.


논문에서 두 사람은 건기에 특정 식물들이 발산하는 기름기가 점토질 토양과 암석에 흡수되었다가, 비가 내리면 그 기름기가 게오스민(특정한 방선균의 신진대사 부산물)과 함께 공기중으로 확산되어 이 냄새가 나게 된다고 논하였다. 또 만약 벼락이 쳤다면 공기중의 기름과 합성된 오존도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965년에 투고한 추가 논문에서 베어와 토머스는 이 식물성 기름이 발아하는 씨앗과 성장을 시작한 어린 식물들에서 나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결과는 식물이 씨앗을 압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기름을 방출한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아래 이미지 링크로 가면 패트리코를 연상하는 음악을 만날 수 있다.



페트리코



코끝의 언어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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