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사람으로서 동질감을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은?
나는 언제, 어떻게 '아시아'를 경험하고 상상하는가? 언제, 어떻게 '아시아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함께 살아갈 필요를 느끼게 되는가? 한국, 중국, 일본처럼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우리를 '아시아'로 묶어내는 경우가 언제, 어떻게 경험되고 상상될 수 있을까?
2014년 싱가포르에 여행을 갔다. 카우치서핑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서 현지인을 만나 점심을 먹고 3일간 집에 머무른 적이 있다. 그 당시 동남아는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가 대유행을 하고 있었고 런닝맨은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베트남에 생활할 때도 같은 열기를 느꼈다. 그들은 박지성과 손흥민이 유럽축구에서 활약하는 걸 마치 자기 나라 선수처럼 자랑스러워했고, 방탄소년단과 싸이가 전 세계를 강타할 때도 같은 환호를 보내주었다. 우리가 아시아로 묶이는 것은 문화적 동질성을 함께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한국 선수라도 함께 응원해주고, 베트남 사람이 전 세계에서 활약하면 자국 선수처럼 기뻐하는 순간 아시아 사람으로서 하나가 되지 않을까?
이러한 경험과 상상 위에서, 본인은 어떠한 아시아지역전문가를 계획해볼 수 있는가?
1. 집단지성의 공동체화
사실 아시아지역전문가라고 해서 아시아를 전부 알 수 없다. 아마 평생 공부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렇다면 좁고 깊은 영역과 넓고 얕은 영역을 어떻게 하나로 잘 어우러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집단지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각자 전문 지역이나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공이든 직업 든 말이다. 각계각층의 아시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집단지성을 이룬다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지속적으로 네트워크와 상호 토론이 이루어지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각 분야와 지역별 전문가분들도 유입되고 참여하면서 하나의 거대 담론이 되지 않을까.
2. 지역전문가로서 중간자 역할
지역전문가의 장점을 생각해본다면 큰 틀에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혹은 사회적, 비영리적 단체나 기업에서 중간 연결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주로 컨설팅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연결점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인플루언서이다. 그들은 유창한 베트남어로 소통하며 한국과 베트남 사이를 이어주고 있다. 외교관 못지않은 국가 간 연결점이다. 꼭 박항서, 손흥민이어야 가능한 일은 아니다. SNS로 연결되는 사회에서 국가 간 연결고리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하나의 이슈나 마케팅 포인트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아시아 각 나라를 중간에서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여 아시아로 진출하거나 연구하는 기업 및 단체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3. 대중에게 지역전문가 역할
지역전문가는 대중들에게 아시아의 큰 흐름과 나라 사이의 관계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최근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이 많아졌다. 블로그, SNS, 유튜브, 팟캐스트 등 대중들에게 어려운 이슈와 사안을 쉽게 정리해주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특히 동남아 및 중동지역은 한중일에 비해 관심도도 낮고 미지의 영역이다. 지역전문가로서 아시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여 대중들이 아시아에 관심을 가지고 편협한 생각보다 사고의 확장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4. 빨라지는 기술발전과 다양해지는 문화콘텐츠에 대응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기술발전과 전 세계로 수출되는 문화콘텐츠에 대해서 민첩하게 반응하고 연구해야 한다. 주로 북미와 유럽, 중국 등 선진국 중심의 연구는 이루어지지만 중동, 인도, 동남아의 IT 발전이나 문화콘텐츠 수출에 대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로 무섭게 한류콘텐츠가 수출되고 있고 베트남에서는 수 많은 영화 및 예능 콘텐츠가 현지화 리메이크 되고 있었다. 베트남에 있을 때 지역 특성에 맞게 발전하는 IT스타트업을 보면서 선진국에서는 전혀 생각 못할 부분이 동남아에서는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구나 생각했다. 우리가 더욱 빨라지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추며 아시아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 에세이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주최한 1기 아시아 지역전문가 과정을 들으며 작성한 개인 의견이 담긴 에세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