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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자까 May 13. 2017

질문하지 않는 사회

단상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양일간 청와대 주요 수석비서관 임명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 기자회견을 보며 느낀 건 그동안 권력 사회에서 만행했던 길들여짐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소통을 거부해 온 정부와 그에 길들여진 기자들, 읽기와 받아쓰기에만 열중했던 각료들이 만들어낸 냉랭해진 사회 분위기가 지금 한국사회의 분열과 불통의 시대를 만들어냈지 않나 싶다.

언젠가부터 질문에 익숙지 않은 이들 사이에 어색함을 깨보려 "제가 지목하는 건가요?" 내지 "앞으로 이런 공식 기자회견 자리가 없을 텐데..." 라며 역으로 질문을 간절히 바라던 임명자들의 당혹스러워하며 애절했던 눈빛들이 참 낯설게 다가온다. 손을 들어 서로 질문하려 달려들던 기자들 때문에 회견 시간이 길어져 제재하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질문을 하고 좋던 싫던 적절하고 성실한 답변을 하는 게 소통과 교류가 있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었는지. 그런 과정이 어느 고전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딴 나라 얘기였던듯 한동안 질문하지도 입도 열지 않는 경직된 분위기가 당연시되어 왔지 않았나 싶다.


여느 조직사회가 그렇듯 질책과 지시만 있는 리더 밑 사람들은 언제나 입을 다물고 고개만 열심히 까딱이며 적기에만 열중한다. 질문을 통한 의문의 해결과 토론을 통한 건전한 비판이 사라질 때 조직은 경직되고 죽어간다고 한탄하는 구성원이 늘어가는 건 당연한 것이다.

다시금 질문과 토론이 있는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다. 이제라도 좀 나라가 나라다운, 사회가 사회다운 건강한(상식적인) 모습으로 찾아가길 희망해본다.


*타이틀 사진 출처 : http://naver.me/IxGVgpY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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