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el Aug 14. 2020

다시 유럽으로

코로나 시대, 일 년 전과 같은 설렘은 없지만

지금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브런치를 켰다. 지금 이곳은 새벽 여섯시를 넘어선 시각,  맑은 날씨 속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기대도 했지만 창 밖 외부 세계는 우중충하기만 하다.


워킹퍼밋 발급을 위해 아일랜드 땅을 떠난 것이 지난 오월 말, 애초에 4-5주 걸릴 것이라는 전 회사 측 이야기와 달리 시간은 그보다 더 오래 걸렸고 우여곡절 끝에 워킹퍼밋을 받아 다시 한국 땅을 떴다. 클라이언트와 벤더사 간 계약 문제가 좀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때문에 나만 큰 피해를 본 듯하다. 물론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한량 생활하며 집밥 먹고 건강하게 지내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쪼록 지난 워킹홀리데이로 지냈던 아일랜드 제1막을 드디어 깔끔하게 막을 내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힘겹게 다시 아일랜드 생활 2막이 곧 열린다. 하지만 왜인지 설렘은 전혀 없다. 오히려 걱정과 불안과 외로움이 밀려올 것이 심려된다. 의미없는 짝사랑을 이제 확 끊어버리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이제는 나 혼자만 마음 주는 사랑하지 않으리.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지, 퍼주기만 하는 것이 아냐. 퍼준 사랑은 결국엔 거덜난 내 마음의 병만 낳는다.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외치며 다 정리해 나간 지금의 이 내 마음을 향후에도 기억하는 글쟁이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


일단 돌아가면 2주 격리가 시작된다. 다행히 아일랜드는 격리 수준을 완화해서 식료품 구입 등 필수적인 외출까지는 허용하고 있다. 정부에서 확인을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는 물론 같이 사는 다른 동료들을 위해서도 2주 격리를 제대로 마칠 예정. 그러고 더블린 가서 보고 싶었던 친구들을 만날 거다.


아일랜드 생활 2막은 그저 외롭지만 않길 바랄 뿐이다. 코로나도 얼른 종식되길 바라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