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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내려놓기

by Joel

마음을 다잡는 연습은 많은 세월이 흘러도 개인 스스로가 해야 할 케케묵은 숙제같은 것이다. 모르겠다. 내가 40대, 50대가 되어서도 내 마음을 다잡는 연습을 해야할지. 물론 20대 철없던 시절보다 내 감정을 더 알고 추스르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 더 알고 있지만 여전히 온전하게 붙들어 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마음이 흔들리고 어지러울 때 글을 써서 이를 분출해야만 조금 내 마음이 더 보이고 풀리더라. 브런치에 글을 자주 쓰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람들이 찾아온다.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아일랜드 살이에 대한 유익한 글을 제공하고 싶지만 요즘 내 인생도 정체기라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재미있는 소식이 오면 바로 들고 올텐데 뭐가 없네요... 그래도 꾸준히 소수의 사람들이 구독해주고 있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일랜드 워홀이나 아일랜드 취업 관련 내용은 워낙 예전 일이라서 지금의 상황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ㅠㅠ


요즘 아일랜드 취업 상황을 두고 보자면 여느 나라들이 그렇듯 여기도 취업 시장이 많이 얼어 붙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친구가 이야기하길 요즘 20대들은 구직이 쉽지 않은 한국을 피해 해외 취업을 많이 노린다던데 해외라고 크게 다르진 않아요.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취업과 연애는 타이밍과 운이 많은 부분 할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의 강점을 잘 살려서 꾸준히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영어 열심히 공부하세요. 워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나오세요. 한번 부딪혀 보세요. 열릴 문이 있으면 열릴 겁니다. 그 문에 들어가서 한번 잘 살아봐요!


아무튼, 내가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는 내 속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를 분출하고자 글을 쓴다.


연애 같지도 않은 만남이 어이없게 끝나고 나는 매우 우울하다. 그래도 내 인생의 짧은 점 속에서 배운 교훈이 있다면 나를 온전히 바라봐주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상대방은 본인이 원하는 것을 말했지만 좀 더 이른 때에 말해줄 수 없었을까, 그랬다면 내가 빨리 손절칠 거 알고 있었으니까 그랬던거 아닐까 이런 망상들을 하며 속앓이를 하지만 결국 나도 즐겼잖아. 그랬으면 된거다. 그랬으면 된거다. 그랬으면 된거다, 주문을 외우지만 이 망할 놈의 욕심과 집착은 내 마음을 갉아먹는다. 어렸을 때 같으면 상대를 미워하고 저주했겠지만 그러지 않겠다. 하지만 언젠간 한번쯤 돌아봐주길. 이것 또한 욕심일까. 첫눈에 반한 상대여서 내가 더 아쉽고 내가 더 좋아했어서 내가 더 아프고 힘들다. 그런데 네가 먼저 인스타 끊고 매칭앱 끊은 행동이 난 여전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연락은 절대 할 생각 없다. 집에 네 옷이 하나 있지만 뭐 어쩌겠냐, 모셔 놨다가 언젠가 소각장으로 버려지겠지. 그래봐야 프라이막스에서 산 싸구려 옷에 불과한데. 찾으러 올 생각도 없겠지.


집착을 놓고자 글을 쓴다. 지금 나에게 더 집중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 내가 연애 관계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어서 그것을 남기고자 글을 쓴다. 좀 더 진중하고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줄 알고 단순히 육체만 탐하는 관계가 아닌 마음을 어루어 만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난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내일부터 난 다시 열심히 이직에 나설 것이다. 망할 코크를 뜨고 더블린으로 가겠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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