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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Jan 20. 2024

너와 내가 환하게 웃는 꿈을 꾸다

삶의 모습

삶이 어떤 모습이면 좋겠어?

글쎄~

답이 될지 모르겠는데 네 질문을 듣고 이런 상상을 했어. 진짜 이런 거라면 난 지금 모습과 상관없이 행복할 거 같아.


깜깜한데 누군가 손으로 네 눈을 가리고 어디론가 너를 데리고 가는 상상을 해봐. 불이 켜지고 네 손에서 누군가의 손이 치워지면 케이크에 촛불이 붙어있고 많은 사람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거야. 그리고 어리둥절하고 있는 너를 보면서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불러줘. 축하한다고. 애썼다고.

어때? 마지막이 이렇게 행복한 끝맺음이라면 행복할 거 같지?

우린 지금 깜깜한 데서 누군가의 손으로 눈이 가려진 채 있는 거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조금씩 움직이면서.


새해를 시작하면서 어두운 마음이었다면 그건 아마 기쁜 일을 축하해 주려고 누군가 네 눈을 가렸기 때문일 거야.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이끄는 데로 가서 언젠가 그 손이 치워지면 너는 환하게 웃겠지? 그날을 기대하며 살아가면 좋겠어.




난 처음에 삶사랑인 줄 알았어. '사'다음에 'ㄹ'이  나와서. 그런데 그다음에 바로 'ㅁ'이 오더라고. 게다가 그 'ㅁ'이 너무 크게 다가와서 깜짝 놀랐어. 사랑이 아니라 커다란 짐일까? 그런 거 같아.

위에 있는 그림이 지금까지 내 눈에 비친 삶의 모습이야.

사람들이 커다란 짐을 끌고 가느라 휘청이지만 중심을 잡기 위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아무 일 없는 듯 가 모습. 게다가 그 짐은 땅을 긁으면서 끌려와.


삶이 어떤 모습이면 좋겠냐고?

다시 그려도 위와 똑같은 그림의 모습이 그려지네.

밖으로 보이는 건 똑같은데 내용이 다른 거야.


짐을 지고 가 그 짐이 엄청 가벼워서 우아하게 똑바로 걷는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걷는 모습. 짐이 너무 커서 깔려 죽을 거 같았는데 막상 져보니까 공갈빵처럼 속이 비었던 거지. 게다가 땅을 긁으며 안 딸려오려는 게 아니라 근심, 걱정을 줄줄 흘리면서 오고 있었던 거고.


내 상상 웃기지?

그런데 진심이야. 두려움과 힘은 반비례한다고 생각해. 힘이 있으면 두려움이 덜어지고, 두려움이 덜어지면 힘이 더 강해지고~ 거기에 신의 사랑이나 사람의 사랑을 더해 내 힘이 강해지면 상대적으로 짐은 더 가볍게 느껴지니까. 그리고 내 경험상 모든 상황은 내가 걱정한 것만큼 심각하지 않더라고.

짐을 담은 자루가 땅에 쓸리다 보면 처음에는 마찰 때문에 더 힘들지만 언제가 터지게 되어있으니까, 땅에 쓸리는 건 어쩌면 더 고마운 건지도 몰라. 땅에 쓸린다는 건 여러 가지 상황이 더해지는 거.

두려움을 덜고 조금만 더 버티면 바라는 삶이 올 거야.


덜 힘들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배부른 아줌마라. 사실 난 배부른 아줌마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해. 나처럼 배부르지 못한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를. 배부른 아줌마였음 다른 걸 고민했겠지?

그 고민의 결과는 항상 같아. 잠깐이라도 바라보고 웃고 행복하자.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해. 함께여서 감사하다는 마음. 처음부터 모든 사람과 그렇게 할 수는 없어도 마음을 열면 조금씩 그런 사람들이 늘어날 거야. 물론 나도 그게 잘 안 되는 사람들이 있어. 그래도 그러려고 노력해.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내 글에서 '너'는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거 알지? 아니 이 글을 읽는 너니까 특정한 네가 맞나? 암튼 난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와 행복해지는 꿈을 꿔.  

이 글을 읽고 상상만으로도 삶의 버거움이 조금은 가벼워졌으면 좋겠어.


신앙적인 부분이라 뺄까도 생각했는데, 사실 진짜 내가 생각하는 우리의 삶은 신의 보호와 사랑 안에 있어. 이렇게.

내가 나의 처해진 환경에  비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당당하고, 조금 더 많이 웃는다면 그건 아마 신에 대한 믿음 때문 일거야.




내 글을 읽어주는 네가 있어서 행복해. 혹시라도 너무 힘든 상황이라 내 글이 너를 더 아프게 할까 봐 걱정돼. 그래도 내 마음이 너를 위해 건네는 위로고 사랑인 건 알아줬으면 좋겠어. 삶의 과정이 힘겨웠어도 서로가 있어 조금 더 웃을 수 있었다고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우리길, 삶의 마지막에는 꼭 웃을 수 있는 우리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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