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사진을 편집하면서

너와 내가 함께 하는 삶이 더 너그러울 수 있길

by HAN

난 크고 번듯한 꽃들보다 한 송이 꽃 독사진 찍어주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새로운 꽃이 보이면 관심을 갖게 된다.


오늘도 집 앞에 새로운 꽃이 눈에 띄어서 보니 꽃 안에 리본이 있다. 다른 꽃과 달리 잎이 얇아서 한지 같다. 바람이 부는 대로 힘없는 꽃잎이 흔들리면서 겹쳐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찍고 검색해보니 양귀비꽃이다. 꽃말은 색깔마다 다른데 붉은색은 위안, 위로.

꽃말도 꽃도 예쁘다.


포토샵으로 편집을 하면서 보니 빛이 잔뜩 들어간 모습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한다.


사랑은

내 안의 빛으로 상대방을 비추면서

주변을 날리고

상대방을 조명 아래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헤어지면서

끝자락의 연약한 빛을

아련함으로 마음에 간직하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집 앞에 있는 식당 화분이다. 해바라기처럼 생겼는데 검색해 보니 태양국(가자니아)다. 꽃말은 수줍음, 친근한 사랑, 미소로 대답하다.

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이 꽃을 편집하면서 난 "상념"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얼마나 많은 생각이 있을까?


젊은 시절 난 이상의 날개나 까뮈의 이방인을 읽으면서 저 아저씨들이 왜 저럴까?라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난 그분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우리 세대에는 이런 말을 들어 봤을 거다. 내가 콩이라고 하면 그냥 콩이야. 이런 비슷한 류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무슨 말 같지 않은 소리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쩌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보이지 않게 우리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편집한 꽃 사진을 보면서, 너와 내가 함께 하는 삶이 더 너그러울 수 있길 바라본다.


아직은 우리가 미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