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슬로우 스타터 May 11. 2022

너의 유년시절은

사랑하는 사람은 같은 곳을 바라본다 11

너의 유년시절은


구름이 언덕에 걸릴 즈음

추억이 그려진다


떠날 때의 기억보다 더 긴 시간을

거슬러 도착한 고향


통일호 기차가 하루 두어 번을

쉬어가는 간이역에 내려

피로한 몸을 맡기니

어느새 잊었던 향수가

쏴아하고 파도처럼 밀려온다


달구지 길을 따라

허름한 이층의 슬라브 상가를 지났다


이사 가던 날

유년시절은 아주 짧은 순간

구름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 풍선, 1996 (C) 윤근영

너의 유년시절은 2017 (C)슬로우 스타터


; 덧붙이는 말


<풍선>은 스팟 조명처럼 짧고 강렬하게 남아 있는 내 유년시절의 몇 장면을 떠올리며 썼다. 그때가 고등학생이었고, 여전히 유년시절의 몇 장면은 내 기억 속에 살아있다. 이렇게 나의 유년시절은 풍선이 되었다.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지만 지금도 어느 하늘에선가 노닐고 있겠지.


너의 유년시절은 무엇이 되었을까?

작가의 이전글 oh happy da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