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사하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병철 May 06. 2023

모두 괜찮은 궤적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날이 좋았는데 전반 9홀은 비를 맞았다. 조기 귀가 각, 산골(산경 골프) 이라 버텼고 후반 9홀은 좋았다.


우리 조엔 울산서 오신 JY. 그의 백발 동기 득이. 사부작사부작 고수 종은이. 안 즐겁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후배는 프리랜서 컨설턴터 생활이 오래되었다. 조심스레 좋겠다 했다. 직장인 들은 은퇴시기에 고민이 깊은 데 넌 그런 변곡이 없어서. ㅎㅎ. 맞아요. 저도 때때로 은퇴인가 어닌가 그렇게 헷갈리지만 맘 편해요 했다.


한 친구는 직장에서 정산받아 수억이 들어왔는 데 뭘 해야 할지 겁난다고. 잔뜩 공부만 하지 말고 작게라도 실행하는 게 어때했다. 머릿속 보다 실세상은 복잡하고 어렵다. 실제에서 배워야 실패도 적다고. 나도 잘 못하지만.


안티프레자일.  책도 있다. “깨지지 쉬운” 의 반대 의미. 위기, 변동성 대웅력이 좋다는.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언제 물러남을 당할지 모르는 맨해튼 IB, 그런 이벤트가 발생하면 위기의 삶이 된다. 눈비 정도 변동성에 노출된 자영 숙련 택시 드라이버, 그 삶의 질은 큰 변화가 없다.


긴 커리어 한 번 하고 여생 모드로 가기 어려운 시대다. 당할 매라면 먼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30년 전 첫 직장 다닐 때 이론 같았던 상황이 닥쳐왔다. 또 앞으로 십수 년은 어떨지. 지금 우리 애들이 가는 길이 그때도 좋은 선택은 아닐 것 같은 데 그들의 삶, 위기 또한 그들의 것이라 조심스럽다.


우리 애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기 수십 명 어른 들. 같은 공간을 거쳐갔다. 각기 다른 궤적을 만들었다. 모두 괜찮은 삶. 애초부터 바람직한 미래는 없다. 살아가며 즐기며 만들어 가는 것. 지금 막막하다 해도 결국은 행복할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