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1
4박 7일 SFO 출장.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이 있을까.. 몇 가지를 남긴다.
"경유" 한다는 게 걱정이었다. 직항 표가 없어 LA경유 5시간+SFO 행. 돌아올 때도 LA 거쳐서. LA 공항에서만 약 10시간 스쳐간다.
우선 경유 시간이 적정한지 궁금했다. 첫 제시된 스케줄은 갈 때 두 시간, 올 때 한 시간 반. 날리는 시간 허비 없이 좋다 했다. 어떤 분은 LA 입국 수속 생각하면 짧다고 하고, 올 때 SFO발 비행기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곤란하다 걱정도. 4시간 텀은 두는구나 해서 비행기 편을 다시 보니, 오는 날 출발이 저녁시간뿐. 새벽에 인천 도착, 4박 7일 일정이 나왔다.
경유는 낯설다. 수화물이 걱정. 가방을 LA에서 찾아야 하나, 최종 목적지 SFO까지 바로 보내고 싶은 데. 일단, 인천에서 부치면서 최종 목적지로 태깅하라 한다. 미국은 첫 기착지가 어디든 거기서 일단 짐을 찾아야 한다고. LA에서는 졸졸 끌고 가다 공항 직원에게 다시 인계한다. 번거롭지만 엄청 귀찮지는 않다. 그렇게 미션을 수행하고 SFO에 도착. 짐을 기다렸다. 동반자 보다 먼저 나와 지켜봤는데. 컨베이어도 멈췄다. 내 가방은 없다. 공항 직원에게 물었다. 분실 수화물은 어디 가서 처리해야 하냐고.. 델타항공이면 거기 서비스로 가라네.. 거기 가니 떡하니 내 가방이 여러 가방과 가지런히 도열해 있었다. 내 가방을 인계받았다. 어찌된 거냐 물어니, 훨씬 이전에 왔다고만 반복. 그래 알았다, 찾았으니 다행이다. 우버로 호텔로…가는 중 국제 문자가 왔다. 델타항공이 보낸 거다. Your bag arrived on an earlier flight... 한발 늦은 notice. 그래도 아무 일 없음에 안도.
LA 공항에서 다시 만난 후배와 점심으로 버거와 음료수 한잔씩. 3인분에 15만 원은 나온 듯.. 한국 출장 온 미쿡 사람들은 "물가 착한(?) 한국"에서 너무 행복하게 보낸다고. 무서운 팁도 없고..
SFO가 혼란스럽다. 노숙인, 마약 쩔은 부랑자 걱정을 했다. 작년 테크크런치, 이맘때 보다 더 심해졌다고. 호텔 가니…아 이건 또.. 호텔 종업원들 시위 중. 한쪽은 꽹과리 저리 가라 하고 금속 그릇을 마구 두들긴다. 확성기 사이렌 경고음은 귀를 때리고.. 피켓 들고 줄 지어 호텔 앞을 맴돌고 있다. 애플왓치와 아이폰은 90dB 넘는다고 경고가 계속 뜬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니 데일리 클리닝 서비스가 중단. 요청하면 수건을 추가로 준다. 시위대가 노숙자들의 호텔 접근을 막고 있는 셈. 잃는 것만 있는 건 아니다.
10월인데 덥다. 인디언 썸머 란다. CAL TRAIN이 연착한다. 너무 더워 정차역마다 쿨링하고 있다고. 실내에서 모르다 내리니 38도였다. 철로 걱정할 만했다. 어스름한 새벽 SFO와 대낮 산호세는 20도 차이가 났다.
돌아오는 날, 비행기가 저녁 5시 너머. 오전 체크 아웃하고 시간이 많다. 뭘 하지 난감했다. 이번엔 렌터를 하지 않았다. 우버, CAL TRAIN, 케이블카로 이동했다. 딱히 갈려고 맘먹은 데가 없어 반나절 렌터하기도 좀 그렇고. 시티 버스 투어로 낙점. 원데이 패스 구매. 금문교 공원, 자연사 박물관은 내려서 보고 싶었다, 담에는.. 골든게이트브리지 지나서 인증 샷을 찍고..PIER 39로. 2층은 햇빛이 따갑고, 1층은 온실이고. 기온만 좀 내려가면 시티투어는 선글라스 쓰고 2층이다. 한국어 안내도 나온다. 점심은 해산물 버거로.. 이거 먹으러 왔다 싶게 좋았다. 9년 전 차가운 기억도 덮어버릴 수 있었고.
안전하게 너무 일찍 SFO 도착. 탑승구 옆에 델타 라운지가 떡하니, 동반자 입장 가능합니까 공손히 물어봤다. 됩니다 해서 바로 고고싱. 미국 국내선 라운지는 이렇군. 인천 KAL라운지에 비해 소박했다. LA 7시 조금 지나 도착. KAL 라운지는 8시 오픈이다. 다시 델타 라운지로.. 이번에도 동반자와 무사 입장. 시설 좋고 (소파, 의자 구성이 다양, 실외 공간도 있음) 따뜻한 수프가 좋았다. 샤워도 하고. 웨이팅 시간이 지겹지 않았다.
아..돌아올 때 탁송하는 수화물은 SFO에서 ICN으로 태깅하고, ICN에서 찾았다. 미국 입장에서 나가는 짐은 첫 번째에서 바로 보낸다. 탑승구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델타에서 보낸 수화물 수를 체크하고, KAL 탑승권으로 바꿔줬다. 탑승구 호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마지막까지 그냥 편하게 넘어가지는 않았다. 짧은 일정에, 하다 보니 15회 이상 미팅과 이벤트를 소화했다. 이제 잘 팔로우 업할 일이 남았다. 새벽 도착, 밤에 자야지 몽롱하게 버티고 있다. 시차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