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소설마감을 하느라 엄청나게 많은 양의 글을 써야했다
그러니까 스스로를 <작가>라고 확실히 정의내려도 될만큼이나.
손목이 아파서 신생아를 키우던 시절 이후 처음으로 양쪽 손목에 파스도 붙였고,
당충전을 너무 많이해서 체중도 늘고
걱정에 잠을 설쳐서 건강도 나빠졌다
어릴때 보던 일본만화 <코난>에서, 마감에 쫓기던 작가의 일화를 보며 왠지 멋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걸 실제로 경험하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곧바로 멋있는게 아니었다는걸 깨달았지-
이 책에 나오는 ’작가‘의 생활도 나의 요근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온종일 타닥타닥타닥 거리는 삶.
하지만 중요한 점이 달랐다.
책 속 작가의 일터는 ‘집’이고, 나의 일터는 여전히 ‘카페’라는 점이.
그러고보면 반려동물과 작가들의 우정을 다룬 책이나 일화들이 상당히 많다.
아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비교적 작은 작가라는 직업 특성상, 그들의 반려동물과 더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우리 크리스를 생각해서라도, 집에서 하는 작업의 양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1. 돈을 왕창 벌어서 서재를 따로 둘 수 있는 집으로 이사하거나
2. 도저히 집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고서야 견딜 수 없을만큼 멋진 머그컵과 원두를 사거나
3. 글쓰러 방에 갇힐 때 와이파이를 모조리 끊어버리고 침대에는 끈적끈적한걸 발라두거나
또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