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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 서식자 Nov 22. 2020

고등학교 진로 특강하며 느낀 치아교정 생각

 교직에 있는 선배 부탁으로 고등학교로 진로 특강을 간 적 있었다. 고등학교란 공간을 간 적이 너무 오랜만이라 설렜다. 요즘 학생들은 2002 한일 월드컵을 교과서로 접한다. 2000년 한참 이후에 태어난 요즘 학생들에게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 


 나의 경우는 1) 청소년 시절 접한 대학교 전공에 대한 인식 2)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겪은 전공 생활 3) 직장인이 되어 깨닫게 된 대학 전공과 현실의 차이가 매우 크게 느껴졌기에 그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했다.


 학생들에게 '아는 만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요리에서 어떤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었을 때 짜장면이든 짬뽕이든 울면이든 여러 메뉴를 먹어봐야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것처럼 경험치는 중요하다. 전공 선택뿐 아니라 졸업 이후의 진로까지 직간접 경험을 해놓아야 현명한 선택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내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희망 직업을 들어보니 선생님, 의사, 연예인, 공무원, 요리사, 회사원 등이 많았다. 가끔씩 기자, 아나운서, 유튜버도 거론됐다. 학교 다니면서 접하는 직업이 선생님이고, 의사는 치과나 소아과 다니면서 알게되는 직업이고, 언론인이나 유튜버는 대중 매체로 알게 되고, 공무원이나 회사원은 부모님 직업인 경우가 많았다. 자신들이 아는 직업 세계만큼 답변할 수 있더라. 경험의 폭을 넓히면 본인 취향을 알게 되어 진로 선택 범위도 구체적이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그러했으니까.


 강의를 하고 학생들과 이런저런 질의응답을 나누니 나 자신도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요즘은 학생 수가 줄어서 교실을 더 널찍하게 쓰고, 교과 수업 외 체험활동이 늘어난 점이 인상적이었다.


 진로 특강을 마치고 다음날 담임 선생님이 "특강 반응이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초청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며 사진 여러장을 보내주셨다. 내가 특강하는 모습이었다.


 사진을 보니 음... 내 앞니에서 한쪽 앞니가 톡 튀어나온 것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정면으로 볼 때는 티가 안나는데, 말할 때 측면으로 찍힌 사진을 보니 내 눈에 무척 거슬렸다. "내 치아가 이랬었나?" 싶었다.


 문득, 대학생 때, 한창 치아교정을 알아보다 관뒀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아, 지금이라도 다시 알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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