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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Feb 09. 2018

고양이의 추억

엄마, 팡쥐가 죽었대요.


팡쥐는 사람으로 치면 90노인에 가까운 나이의 검정색 고양이로 핀란드에 두고 온 절절절 절친 Aida가족과 함께 살던 고양이다.


투르크의 집은 팔고 이사를 갈 수도 있으니 영원히 팔지 않고 사용할 썸머하우스 뒷뜰 큰 나무아래 묻어준다고 늘 이야기하곤 했던 그 순간이 온 것이다.


우리 집과 학교 다음으로 딸아이가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Aida네 집일 것이며 그만큼 아이도 팡쥐와의 추억이 많을 것이다. 그 추억을 함께 더듬으며 팡쥐의 가는 길에 인사하지 못하는 딸아이, 그리고 팡쥐를 떠나 보내는 Aida의 마음을 보듬어 주지 못하는 딸아이는 핀란드를 떠나왔다는 거대한 벽을 새삼 느낄 뿐이다.


아마, 우리가 한국으로 이사오지 않았다면 아이는 Aida가족과 함께 썸머하우스 뒷뜰에서 팡쥐를 고이 보내주고 왔을테지

Aida아빠는 틈만 나면 주말마다 이곳에 들러 계단을 손보고 욕조를 고치고 배관을 정비하고 가족의 섬머하우스를 돌보듯 가꾼다.
감각적인 인테리어 건축 디자이너인 Aida엄마는 가족이 머무는 동안 좀더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실내를 예쁘고 편안하게 정돈한다.
아이들은 늘 그렇듯 곁에 앉아 수많은 이야기를 새겨 나간다.
수영도 하고 버섯도 따던 썸머하우스 주변 어느 나무아래 팡쥐가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잘가 팡쥐



팡쥐가 떠난 날, 혹은 팡쥐가 떠났음을 전해 들은 그날 아이는 고양이들을 만났다. 캣츠 오리지널팀이 내한하여 공연을 하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은 실제로는 우리집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인근 예술의 전당과 비교해 보면 멀리 있는 장소다. 왠지 마음의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이곳에 한파 속 칼바람을 가르며 고양이를 만나러 갔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 알고 있는 노래지만 무대위 배우들의 몸짓과 목소리로 다시 마주하게 되면 그 흥분과 감동이 늘 새롭다.


아이는, 그날 밤 고양이들의 꿈을 꾸었다고 했다. 어쩌면 아이는 마음속에 무대위 고양이들과 팡쥐를 함께 새겼는지도 모르겠다.


메모리즈...


https://youtu.be/4-L6rEm0r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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