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새는 날았는데..
날개에는 힘이 들어가 있다.
너무 일찍 만난 맞바람 때문인지
예측 못할 돌풍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날개에 힘이 들어가 있다.
아직 남아 있는 조금의 따뜻함은
남쪽 나라로 가야만 하는 자신을
그곳으로 가지 못하게 만들 것 같아
그보다 먼저 힘찬 날갯짓으로 발버둥 치고 있다.
다른 이들은 멋지게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간다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현명하다고들 하지만
조금 남은 따뜻함을 버리고 수만리길 날갯짓을 하는
어린 기러기의 어깨는 이미 천근이 되어 버린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