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할 때부터 한 두 달 정도, 더 정확하게는 5월이 되기 전까지. 사람 나이로 따지면 10대~20대 정도가 될 것 같다.
나는 이즈음 새싹이 품은 빛깔을 가장 사랑한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점점 녹음이 짙어지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하기에 아쉬운 마음이 더해간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새싹의 빛깔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지중해를 머금은 연한 올리브색, 새색시가 입고 있는 연둣빛 저고리, 연애를 막 시작한 연인들의 마음, 새로운 일에 도전한 사람들의 마음, 여린 꽃잎보다 강하고 푸릇한 나뭇잎보다 여린, 그래서 누구도 함부로 손댈 수도 없고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새싹. 그래서 연한 올리브색 잎은 내게 설렘이다.
우리가 절망의 늪에서 허덕이는 암흑의 계절 4월에도 설렘 가득 안고 말없이 피어나는 새싹이다. 더 짙어지기 전에 몇 번이고 더 바라볼 일이다. 사랑스러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