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경의선 숲길이 생기면서 마음만 먹으면 매일 10km 이상 걸을 수 있게 되었다.(음.. 큰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가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언제든지 갈 수 있기에 언제든지 잘 가지 않는다. 마음은 나도 매일 30분씩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산책하고 싶다.
나는 천성이 근면 성실과는 거리가 멀어서 매일 규칙적인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하는 일에 취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매일 무언가 한 가지라도 수년 동안 실천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바로 그 사람한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 중 내가 으뜸으로 여기는 것도 바로 '좋은 습관' 가지고 있느냐다. 그만큼 좋은 습관을 기르는 일이 힘들고 그 습관을 기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갈 때마다 눈을 뗄 수 없는 곳. 호감 가득한 건물이다.
그저께는 딸과 함께, 오늘은 혼자 10km 넘게 걸었다. 경의선 숲길 코스 중 공덕에서 연남동 끝인 연남교 아래까지 걸었더니 왕복 10km 정도 걸렸다. 저녁 6시쯤 출발하다 보니 배도 약간 출출하던 때라, 공원을 지나는 동안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공원양 옆으로 얼마나 많은 음식점과 카페, 술집들이 있는지 눈 딱 감고 지나가기 좀 고통스럽다.
마주 앉은 연인들의 오붓한 모습, 멀리서도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다.
특히 분위기 좋은 와인바, 카페 루프탑, 꼬치구이 집 바에 나란히 앉아 한잔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다. 거기다 오늘은 연남동 입구에 들어서면서 발걸음을 잡는 장면들이 또 있었는데, 바로 잔디밭이나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연트럴 파크는 이제 코로나 이전 분위기로 돌아온 것 같다. 갇혀있던 청춘들이 자유를 되찾아 좋은 계절에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황금연휴. 여유로운 웃음과 발걸음으로 참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