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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향 May 02. 2020

경의선 숲길을 걷다

걷다 보면 보이는 것들

집 근처 경의선 숲길이 생기면서 마음만 먹으면 매일 10km 이상 걸을 수 있게 되었다.(음.. 큰 마음먹으면!) 엇이든 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언제든지 갈 수 있기에 언제든지 잘 가지 않는다. 마음은 나도 매일 30분씩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산책하고 싶다.


나는 천성이 근면 성실과는 거리가 멀어서 매일 규칙적인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하는 일에 취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매일 무언가 한 가지라도 수년 동안 실천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바로 그 사람한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 중 내가 으뜸으로 여기는 것도 바로 '좋은 습관' 가지고 있느냐다. 그만큼 좋은 습관을 기르는 일이 힘들고 그 습관을 기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갈 때마다 눈을 뗄 수 없는 곳. 호감 가득한 건물이다.

그저께는 딸과 함께, 오늘은 혼자 10km 넘게 걸었다. 경의선 숲길 코스 중 공덕에서 연남동 끝인 연남교 아래까지 걸었더니 왕복 10km 정도 걸렸다. 저녁 6시출발하다 보니 배도 약간 출출하던 때라, 공원지나는 동안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공원 양 옆으로 얼마나 많은 음식점과 카페, 술집들이 있는지 눈 딱 감고 지나가기 좀 고통스럽다.

마주 앉은 연인들의 오붓한 모습, 멀리서도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다.

특히 분위기 좋은 와인바, 카페 루프탑, 꼬치구이 집 바에 나란히 앉아 한잔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다. 거기다 오늘은 연남동 입구에 들어서면서 발걸음을 잡는 장면들이 또 있었는데, 바로 잔디밭이나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연트럴 파크는 이제 코로나 이전 분위기로 돌아온 것 같다. 갇혀있던 청춘들이 자유를 되찾아 좋은 계절에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는 황금연휴. 유로운 웃음과 발걸음으로 참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한눈팔지 않으려고 애썼다.
두 시간 뒤 무사귀환! 10.4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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