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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향 Dec 13. 2020

첫눈 내린 날 풍경

2020.12.13. 일요일


언제부터 내린 걸까?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잠든 나무들과 자동차들 위에 소복소복 새하얀 눈이 내려앉았다. 단잠을 깨울까 봐 조심조심 소리 없이 또 내린다.

오늘은 일요일 아침.
식구들이 아침을 먹을 시간까지 한참 남았기에,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며칠 전부터 한바탕 눈이 내릴 것처럼 하늘은 회색빛이었고, 어느 순간  모두 잠든 사이에 첫눈은 내렸다 사라졌다고 한다.

내 눈으로 확인한 첫눈!
기특하게도 제법 그럴싸한 솜씨로 세상을 빚어냈다.

부지런한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나도 천천히 걷는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폭신한 느낌이 좋다. 뽀드득뽀드득  멜로디는 덤이다.

어디선가 기분 좋은 까치소리가 들리고,
아빠 손 잡고 눈 구경 나온 아이의 환호,
말괄량이 여중생들의 장난스러운 웃음소리도 좋다.

누군가
눈을 꼭꼭 뭉쳐 꼬마 눈사람을 만들었다.
해가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우두커니 혼자 남아있는 눈사람.

덕분에 나는 귀여운 눈사람을 눈에 담고
미소도 지어본다.

코로나의 시름도 잠시 잊고
고즈넉한 아침을 걸어보았다.
첫눈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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