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임파워먼트는 아니었나....주인의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얼마 전 친구와 홍대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장르를 중국요리로 정하고 음식점을 찾던 중 예전에 클라이언트와의 저녁 식사로 갔던 진진야연이라는 중국집이 생각나 찾아갔다. 이 집에 대한 설명은 어느 블로거 분의 후기로 대신 (블로그)
미슐랭 맛집이라 그런지 30분 정도 웨이팅을 하고서야 겨우 요리 2개를 동시에 올려놓기도 힘든 작은 2인용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우선 더우니 칭다오 맥주를 시켜 목을 축이려고 했다.
한 모금 마시자마자 친구와 나는 맥주가 시원하지 않음을 직감했다. 그래도 일단 오픈한 술이니 한잔씩 마시고 다음 잔을 따른 후 종업원을 불렀다.
"맥주가 안 시원하니, 아무 맥주나 가장 시원한 맥주로 다시 주세요!"라고 새로운 맥주를 주문했다. 종업원은 바로 칭다오 맥주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더니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 죄송합니다. 다른 맥주로 바꿔드릴게요!"
잠시 후 새로운 맥주를 들고 온 종업원은 실수로 넣은 지 얼마 안 된 맥주를 드린 것 같다고 사과하며 처음 주문한 맥주 값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 종업원은 사장이 아니었다.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는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새 맥주로 바꿔주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봐왔던 모습은 일단 종업원은 사장, 지배인(매니저)과 상의 후 결정 사항을 손님에게 전달해주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더 신선했다. 8천 원이라는 작은 돈이지만 그 순간은 나에겐 '진실의 순간'이었다.
내부 교육,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가 사장이었다. 지금까지 대행사만 다녔던 내 경험이 스쳐 지나갔다. 항상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자고 독려했던 팀장이었다. 그들에게 나는 8천 원짜리 맥주 한 병 정도는 내 컨펌 없이 서비스로 줄 수 있는 전권을 주면서 주인처럼 행동하기를 기대했었나??
얼마 전 백종원 유튜브에서 백종원 대표가 한 말이 오버랩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