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헌법 13조와 노예제의 운명

[사람과 사상] 1월 31일

1865년 1월 31일, 미국 연방의회는 수정 헌법 13조를 통과시켰다. 미국 전역에서 노예제를 금지하는 조항을 헌법에 포함시키도록 한 것이다. 첫 항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Neither slavery nor involuntary servitude, except as a punishment for crime whereof the party shall have been duly convicted, shall exist within the United States, or any place subject to their jurisdiction.

당사자가 정당하게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로 인하여 처벌을 받는 경우를 제외한 노예제 또는 강제노역은 미합중국 또는 그 관할에 속하는 어느 장소에서도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수정 헌법 13조가 될 뻔한 발의안이 있었다는 사실은 종종 간과된다. 소위 코윈 수정안이라고 불리는 이 안은 링컨이 취임하기 이틀 전인 1861년 3월 2일에 연방의회에서 통과되었다.

1860년 12월,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제임스 버커넌 대통령(James Buchanan; '뷰캐넌'은 잘못된 발음이다)은 연방의회에 당시 뜨거운 감자였던 노예제에 관한 수정 헌법안을 발의할 것을 요청했다. 하원에서 오하이오 주를 대표하는 토마스 코윈(Thomas Corwin)이 이 일을 주도했다. 그 결과물이 코윈 수정안으로 불린 이유다. 참고로 상원에서는 뉴욕 주를 대표하는 윌리엄 수워드(William Seward)가 임무를 주도했다. 당시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었던 링컨 역시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그렇다면 수정 헌법 13조가 될 뻔했던 코윈 수정안은 어떤 내용이었는가?

No amendment shall be made to the Constitution, which will authorize or give to Congress the power to abolish, or interfere within any State, with the domestic institutions thereof, including that of persons held to labor or service by the laws of said State.

해당 주의 법률에 따라 노동 또는 복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도를 포함한 그 주 내부의 제도들을 폐지하거나 방해할 권한을 연방의회에 부여하는 그 어떤 헌법 수정안도 통과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코윈 수정안은 노예제를 헌법 개정을 통해 폐지할 수 없도록 원천 봉쇄하는 발의안이었던 것이다. 1861년 3월 당시, 링컨 역시 이 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수정 헌법 13조가 될 뻔했던 1861년 코윈 수정안과 1865년 실제 수정 헌법 13조의 간극과 역동성을 파악하는 것, 그것이 1860년대 미국 정치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물론 두 법안 사이에 자리하는 것은 남북 전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