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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의 기록자 Dec 02. 2022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일.

당신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친구라고 부르는 존재는 그저 같은 학교를 나오거나 혹은 나이가 같은 친구만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저는 나이가 같은 또래 친구가 없는 편에 속해요. 이유를 설명하자면 저의 과거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중학교 때 또래 친구들에게 크게 배신을 당한 사건이 있어요. 그 일이 있은 뒤로는 또래 친구들과 지내는 일이 많이 힘들었어요. 사람을 잘 믿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한번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해 친구를 많이 만들지 못했고, 결혼을 하면서 또 한 번 그마저 유지해온 또래 친구들의 관계도 정리하게 되는 일들이 있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저에게 친구는 나이가 같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삶을 함께 공유하고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운, 결이 맞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저는 살면서 아주 가끔씩 단짝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들이 있었답니다. 소위 영혼의 단짝이라고도 부르는 존재들 말이죠. 오늘은 그중에 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그 친구를 처음 만난 건 회사였답니다. 저와는 나이 차이가 띠 동갑, 자그마치 12살이나 나는 동생이었어요. 저에게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사회 초년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그 친구와 단둘이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자주 생겼는데, 밥을 먹어야 정이 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정말 밥 정이 들어버렸답니다.

회사 근처에는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매일 우리는 점심을 뭘 먹을지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서로의 음식 취향도 알게 되고 밥을 먹는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답니다. 나이에 비해 속이 깊은 것도 알게 되었고, 저와 MBTI가 같은 INFP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그 사람과 지내다 보면 아! 하고 결이 맞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요. 저와 그 녀석도 서로의 결이 비슷한 것을 알아차린 순간들이 있었답니다. 그렇게 우리는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참 신기한 게, 상대방을 좋게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것들에 애정이 실리나 봐요. 그가 좋아하는 일도 관심을 갖고 보게 되고, 그의 시선을 따라 함께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직장에서 만난 친구였는데 나중에는 밖에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사이가 되었어요.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기도 하며 그렇게 우리는 진짜 친구가 되었어요.


그러던 그가 이제는 회사를 떠난답니다. 매일 같이 밥을 먹고 부딪혀 지내다가 자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삶을 걸어가는 그에게 애정 어린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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