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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시형 Mar 29. 2021

마음을 가다듬고

에세이처럼 쓰는 기획

3월 29일, 벌써 4월을 앞두고 있다.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생각의 속도가 시간에게 추월 당했을 때, 가만히 시간만 가는 느낌을 받는다는 예전 단골 카페 사장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올 한해 지금까지 나에 대해 깨달은 한 문장은 나는 참 생각보다 별 것 아닌 놈이었다는 점이다.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같은 의미가 아니고 그냥 겸손해진다. 동시에 지금까지 내가 벌여온 일들에 대해서 돌아보면 참 미쳤었구나 싶다. 


주제 파악이 되고 나니, 원하는 꿈도 소박해졌다. 누군가 읽으면 이게 무슨 소박이냐고 할 수 있지만, 이전에 내가 원하고 상상했던 것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소박한 꿈이다. 

회사 차원에서는 그냥 직원들 월급 잘 주면서 우리 회사가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하는지 잘 알면서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싶다. 떳떳한 사장이 되고 싶다.

삶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서로 응원해줄 수 있는 좋은 동반자를 찾고 싶고, 작지만 따뜻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챙겨주고 보듬어주며 살고 싶다. 

놓친 것들에 대한 후회도, 가질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비워내야 한다.


원망도 많고, 억울함도 많고, 서운함도 많지만. 나는 이제 다 잊고 싶다. 

그냥, 한번 살았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태어난 인생을 살아간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그러다 한번 더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다시 한번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바람이 분다면 그 순간 다시 날개를 펼치고 날아갈 것이다. 


기대를 내려 놓아야 한다. 어쩌면 그냥 이렇게 살다가, 조용히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좋은 재능과 기회를 얻고, 큰 꿈을 가지고, 겁 없이 살아가다가 조용히 사라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들을 생각하니 오히려 숭고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나에게 남아 있는 것들에게 감사하고, 욕심으로 붙잡고 있는 것들을 덜어내야 한다. 

건조한 사막을 걷고 있음에 억울해 하지 않고,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 않음에 억울해 하지 않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지 말고. 작은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인류의 시간만큼, 수많은 인생이 있었다. 그 중 아주 작은 숫자의 사람들의 이름이 역사에 기록 되었다.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의 삶들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본 적이 없었다. 요새는 그들의 삶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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