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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추억 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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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 Dec 05. 2021

바람

2016. 12. 7.

손바닥 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같아. 손톱이 가지런히 정리된  손가락들은 가벼운  가볍지 않은   손금을 따라 걷다 뛰기를 반복하지. 가벼운 바람이 부는  같아. 손가락 끝의 뭉툭한 느낌이 나는 오히려 좋아.


그래, 산들바람이 부는  같아.  손바닥을 건드리는  감촉이  마음  구석을 간질거려. 눈을 감고 흥얼거리지. 펼쳐지는 어둠 속의 맑은 하늘.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오는 것만 같은 바람은 부드러워. 기분 좋은 무력감.  손바닥에 스며드는 것은 바람일까,  손가락일까. 오늘 또다시. 캐러멜 같은  목소리는 바람일까, 햇살일까.


손바닥 위를 뛰놀던 얇은 무언가가 멈추지.


-봄을 기다리노라.


한 걸음 더 걸어주려나.


-봄바람을 기다리노라.


망설이는 그 눈동자에 내가 있을까.


-너를 기다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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