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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림 Sep 02. 2021

사서에서 운영자로, 그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in the cabin’s room <3> 운영팀 첫 번째 인터뷰





트윈세대는 어린이 시기를 지나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취향과 의견, 또래 문화를 만들어가는 전환기의 12-16세 친구들을 말합니다. 자신과 세계에 대한 탐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트윈세대 친구들을 위해 슬기샘어린이도서관 3층에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트윈웨이브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12-16세 트윈세대의 가능성이 실현되는 공간입니다. 트윈세대라면 누구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드나들며 다양한 취향과 콘텐츠를 접하고, 집이나 학교에서는 하기 어려운 경험을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서퍼가 다양한 파도를 넘나들며 바다를 탐험하듯, 쉼, 만남과 소통, 탐색과 탐험, 표현과 창작이라는 네 가지 핵심 경험을 통해 때로는 편안한 휴식을 때로는 낯선 콘텐츠를 통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너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트윈웨이브가 만들어지기까지, 그 과정의 생각과 고민들을 <in the cabin’s room> 인터뷰를 통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세 번째 인터뷰는 트윈세대 친구들을 만나고, 트윈웨이브를 운영하시는 이은정 선생님, 김하나 선생님을 만나 사서로서의 기쁨, 변화 그리고 도전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Part1 : 트윈웨이브의 출항을 맞이하여


이소림│한분씩 소개를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제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은정│저는 이은정이고요, 도서관에서 일한 지 13년 차 정도 됐습니다. 첫 직장이었던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을 거쳐 슬기샘이 세 번째 직장이에요. 현재는 슬기샘어린이도서관 (이하 슬기샘)에서 사서 총괄을 맡고 있고요.  작년부터는 트윈웨이브 준비에 올인을 하고 있습니다.


김하나│저는 슬기샘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는 김하나이고요, 저는 수원문화재단에 2014년에 입사해서 처음에는 지혜샘도서관에서 근무하다가, 2017년 5월에 슬기샘으로 배정받아 그때부터는 계속 슬기샘에서 일하고 있어요. 현재는 문화 프로그램 기획과 도서를 구입하는 수서 업무를 맡아서 하고 있어요. 트윈웨이브 개관을 위해 공간 구성과 콘텐츠 기획을 저와 은정 차장님이 맡아서 진행했고요, 앞으로 트윈웨이브 프로그램 기획도 맡을 예정이에요.


이소림│선생님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건축팀인 건축사사무소 53427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그때 고기웅 소장님께서 아래와 같은 말씀을 하시면서, ‘운영자분들께 질문을 드려요. 운영자 선생님들이 트윈세대 친구들을 위해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라는 질문을 선생님들께 하셨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트윈세대 친구들의 공간도 신경을 많이 썼지만, 운영자분들이 계시는 공간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운영지원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 기능적으로 잘 작동되는 것은 물론이고, 저는 운영하시는 분들이 그 자리에서 멋있고 훌륭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음세대를 위한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나도 되고 싶다,   될 수 있다는 꿈을 트윈세대 친구들이 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을 하시는 분들도,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들도 더 많아질 수 있고요." - 건축사사무소 53427, 고기웅 소장님


이은정│원래 저는 일반 공공도서관에서 업무를 시작을 했기 때문에 어린이도서관 사서에 대한 계획이 딱히 있진 않았어요. 오히려 인문학 강좌 같은 성인 대상 서비스나 성인 도서 쪽에 관심이 더 많았었고요.

공공도서관에서의 어린이실은 다른 자료실에 비해 이용자 수가 배로 많이 때문에 조금 버거운 업무 중에 하나로 여겨져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저는 스트레스가 덜하다는 것을 어린이실 근무를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성인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피드백을 잘 주지 않을뿐더러 가끔 있는 피드백도 부정적인 방향일 때가 좀 더 많아요. 반면에 어린이실이나 어린이 도서관에서는 좋다, 재미있다, 즐겁다, 좋았다 등의 반응들이 즉각적으로 와요. 또 그런 피드백들이 굳이 말이 아니더라도 이용 패턴이나 행동, 표정, 데스크에 달려와서 조잘조잘 말하는 것까지 정말 다양한 종류의 반응들로 전해져요. 그런 모습들을 통해 많은 보람을 느끼면서 ‘나는 어린이 대상 서비스를 할 때 행복하고 좋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후에는 아예 수원문화재단 어린이도서관 쪽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어린이 관련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소림│하나 선생님은 어떠셨어요?


김하나│저도 수원문화재단에 들어오기 전에는 일반 공공도서관인 선경도서관에서 1년 정도 기간제 근로자로 있었는데요, 일반 공공도서관에 있을 때보다 어린이 도서관에 있을 때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어린이 도서관에 오게 된 것은 우연이었지만, 누군가가 ‘너 일반 공공도서관에서 일할래? 아니면 어린이 도서관에서 일할래?’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앞으로도 어린이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신혜미│와, 진짜 감동이네요. 두 선생님은 정말 어린이를 위한 사서로 태어나신 분들 같아요. 어린이 공간은 운영자의 손길이 정말 많이 필요한 공간인데, 이렇게 얘기해주시니까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구나 싶고 감사하네요.


슬기샘어린이도서관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 진행 모습 (좌) '도서관에서의 1박 2일' (우)'수박 수영장' ©김하나


이소림개관을 맞이한 현재의 소감은 어떠신가요?


김하나│의 1년여간의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드디어 완성된 공간을 보니까 우선 뿌듯하고요. 기초는 잘 쌓았으니 이제는 실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의 부담감과 걱정이 들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친구들이 저희를 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지, 최대한 많은 아이들이 더 재밌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하고 있어요. 앞으로 공간 운영을 잘해서 많은 트윈세대 친구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이소림│지금은 개관과 코로나 상황이 겹쳐서 운영에 조금 아쉬운 면이 있기도 한 것 같아요. 만약 코로나 상황도 없어지고,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갖는 제약이나 예산의 한계도 없다면, 트윈웨이브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혹은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혹시 있으실까요?


김하나│만약 마스크를 벗고 만날 수 있다면 친구들 개개인의 어떤 특성이나 개성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고요, 서로 더 편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얼굴이 익숙한 몇몇 친구들 외에는 친구들을 관찰하거나 소통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요.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기도 쉽지 않고요. 만약 얼굴을 볼 수 있다면 친구들들의 특성을 조금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더 많은 친구들을 기억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기억해 주면 친구들도 분명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저희도 트윈세대 친구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마스크를 빨리 벗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이소림│조금 전에 하나 선생님께서 트윈세대 친구들이 우리를 편하게 여겨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얘기해주셨던 것과 이어지는 맥락일 수 있는 것 같네요. 친구들을 기억하고, 친구들에게 편안한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해주시는 게 정말 또 감사하네요.


트윈웨이브에서 일하고 계신 김하나 선생님의 모습 ©주현동


이소림│트윈웨이브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꼽아달라고 부탁드렸었는데 두 분 다 컬렉션 서가를 골라주셨어요. 각자 꼽아 주신 공간이 왜 좋으셨는지, 개관 후에 트윈세대 친구들로부터 새롭게 발견하신 장면이 있으신지 혹은 그 공간에서 더 해보고 싶으신 게 생기셨는지 궁금해요.


김하나│베타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트윈세대 친구들이 각자 가고 싶은 곳으로 흩어졌잖아요. 그때 어떤 한 친구를 봤는데 처음부터 그 서가에 올라가서 한 시간 이상 그 자리에 앉아 책을 보더라고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오롯이 집중하는 모습을 봤던 그 장면이 아직까지도 인상 깊어요. 저는 혼자만의 시간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혼자 집중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컬렉션 서가 쪽이 제일 좋다고 꼽았던 것 같아요.


이은정│제가 만화 서가를 꼽은 이유는 제가 만화를 좋아해서요. 그리고 베타테스터 때 보니까 친구들 성향에 따라서 먼저 찾아가는 곳이 딱 나뉘더라고요. 만화 쪽 서가는 좀 더 조용한 성향의 트윈세대 친구들이 많이 가는 것 같은데, 서가의 한쪽 구석에서 안정을 취하는 모습들이 좋아서 꼽게 되었어요.

운영을 시작한 후로는, 만화 서가에 배치된 만화를 보지는 않더라도 방구석에 앉아 수다를 떠는 느낌으로 삼삼오오 이야기 꽃을 피우던 친구들이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지난번에는 한 친구가 거기서 울고 있는 장면도 봤어요. 무언가 속상한 일이 있던 것 같은데, 이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그 친구에게 위로를 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서가의 다락 공간이 이렇게도 쓰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 장면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소림│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 병원 안에 나무가 있는 중정 공간이 있어요. 의사분들이 그곳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또 보호자분들이 덩그러니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병원 공간에는 울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얘기도 들었었는데, 그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울컥했어요. 친구들에게 트윈웨이브가 위로의 공간도 되어줄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네요. 다음 질문으로 어서 넘어가야겠어요.


"혼자 집중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컬렉션 서가가 제일 좋아요" - 김하나 선생님
"이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그 친구에게 위로를 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 이은정 선생님


어떻게 하면 친구들이 저희를 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지, 최대한 많은 아이들이 더 재밌고 즐겁게 활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하고 있어요. 앞으로 공간 운영을 잘해서 많은 트윈세대 친구들이 왔으면 좋겠어요. 


Part2 : 트윈웨이브 운영자로서의 나


이소림│두 분 다 오랜 시간을 도서관에서 일 해오셨고, 올해부터는 트윈웨이브 운영자라는 새로운 변화도 맞이하시게 되셨어요. 어떤 점들이 도전이 되시는지, 혹시 그 과정에서 힘드신 점은 없으신지요.


김하나│도서관에 일하다 보면 나에게 잘 맞는 업무를 만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하는 업무를 할 때 새 책이 오전에 배치되고 오후에 서가가 텅 빈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면 내가 이용자들을 위해서 재밌는 책을 샀구나 싶어요. 제가 고른 책이 많이 대출될 때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번에 제가 트윈웨이브의 컬렉션 서가를 준비하면서 컬렉션의 주제를 설명하는 포스터 같은 것을 만드는데 생각보다 정말 재밌더라고요. 친구들의 이목을 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수정도 해보면서 재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또 기존의 업무는 사무와 행정 업무 중심이었는데 지금 현장에 뛰어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또 사서들끼리 돌아가며 트윈웨이브에 내려와 트윈세대 친구들을 직접 만나고, 친구들의 피드백이나 이벤트들을 서로 공유하면서 트윈세대 버전의 대민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보다 업무량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새로운 일을 해본다는 설렘과 책임감이 있습니다.


이은정│처음 트윈웨이브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갈 무렵,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좀 있었어요. 어린이 도서관에서 근무는 오래 했지만 청소년은 또 다른 새로운 대상일 테니까요. 실제로 운영을 해보니까 가끔 트윈세대 친구들 특유의 무뚝뚝한 면을 마주하기도 해서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조금 걸리겠구나 싶기도 해요.

이용자를 디테일하게 기록하는 업무는 새롭게 해 보는 부분인데요. 기록을 하기 위해 트윈세대 친구들을 관찰하고 대화를 하다 보면 발견되는 새로운 점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도서관 밖의 분들과 협업하게 된 것도, 씨프로그램분들 알게 된 것도 너무 좋은 경험이에요. 특히나 느티나무 도서관에서부터 세종, 전주, 공릉, 성남 티티섬 분들까지 느슨한 인프라가 만들어진 점이 참 든든하더라고요. 언제든 물어볼 곳이 생긴 거니까요. 앞으로도 그런 소통 창구가 계속 열려있으면 좋겠어요.


이소림│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마주하신 변화들이 부담으로 다가오셨을지 혹은 새롭고 기대가 되고 발전의 계기로 여겨주실지가 궁금하고 또 걱정도 됐던 부분인 것 같은데요, 긍정적으로 여겨 주셨다니까 너무 기쁩니다. 앞으로도 저희가 도움드리면서 트윈웨이브를 함께 잘 꾸려보았으면 좋겠어요.



"도서관 밖의 분들과 협업하게 된 것도, 씨프로그램분들 알게 된 것도 너무 좋은 경험이에요. 특히나 느티나무 도서관에서부터 세종, 전주, 공릉, 성남 티티섬 분들까지 느슨한 인프라가 만들어진 점이 참 든든하더라고요. 언제든 물어볼 곳이 생긴 거니까요. 앞으로도 그런 소통 창구가 계속 열려있으면 좋겠어요."


신혜미│ 각 spaceT에서 벌어지는 소식도 공유하고 사서분들께서 고민되는 것들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저희도 더 고민해볼게요. 그러면 사서로 일할 때와 지금 트윈웨이브의 운영자로 일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만약 동료 사서한테 트윈웨이브의 운영자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고 상상해본다면요?


이은정│트윈웨이브 운영을 할 때는 감정이 좀 더 많이 투입되는 것 같아요. 이용자와 운영자가 만나는,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인 것 같거든요. 특히 트윈세대 친구들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섬세한 감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서 더 독려받기도 하고 더 지칠 때도 있고, 더 에너지가 넘칠 때도 있어요. 나의 의지와 에너지와 애정 같은 것들이 많이 투입이 되는 일인 것 같아요. 

또한 이 공간은 담당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공간의 색깔이 많이 달라질 것 같거든요. 친구들이 만들어 가는, 트윈세대 중심의 공간이지만 뒤에서 운영자들의 서포트가 없으면 공간이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가 없어요. 그만큼 운영자의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공간 같아요.


김하나│일단 여기서 일하려면 선입견을 가지지 말고 사고가 언제든 유연하게 바뀔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커뮤니케이션을 다양한 분들과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관계를 잘 쌓는 연습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소림│트윈웨이브의 운영자로서의 나에게 앞으로의 목표 혹은 기대되는 점이 있으시다면?


김하나│우선은 공간의 취지에 맞게 친구들이 트윈웨이브에 와서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트윈세대 친구들로부터 ‘도서관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도서관에 이런 공간이 있을 수 있구나’라는 말을 앞으로도 계속 들을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도 계속 지원하고 트윈세대 친구들의 의견도 수용하면서 이 공간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하는 트윈웨이브 운영자가 되고 싶어요.


이은정│아직은 제가 이 공간을 100% 흡수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목표는 공간에 더 많은 애정이 생기고 제가 이 공간에 잘 녹아드는 것이에요. 누군가가 트윈웨이브에 대해 물어봤을 때, 이 공간의 취지와 목표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쌓여가야 될 것 같아요. 아직은 좀 새 집에 있는 느낌이랄까. 저희들의 손때도 묻고 친구들이 묻힌 손때들을 기억하는 날들이 많이 쌓여야 정말 찐 공간이 될 것 같아요.


신혜미│트윈세대를 위한 공간 운영자라는 업무에는 정말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에 그만큼 나에게 일의 경험이 많이 남을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나의 새로운 면들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나의 에너지가 충전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기존의 사서 업무보다는 여러 관심사의 친구들을 더 진하게 만나게 되셨는데, 이러한 상황에서의 업무에 대한 목표가 오히려 더 진하게 만나고 싶다고 말씀해주셨고요. 운영자분들의 에너지를 어떻게 충전해드려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해볼게요.


"특히 트윈세대 친구들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섬세한 감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서 더 독려받기도 하고 더 지칠 때도 있고, 더 에너지가 넘칠 때도 있어요. 나의 의지와 에너지와 애정 같은 것들이 많이 투입이 되는 일인 것 같아요."

트윈웨이브에서 일하고 계신 이은정 선생님의 모습 ©주현동




Part3 : 함께 걸어가는 일


이소림│실질적으로 공간을 운영함에 있어서 운영자분들의 개성과 관심사 같은 것들도 진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께서 일상을 어떻게 보내시는지,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으실지도 궁금해요.


이은정│저는 부캐들이 많은데, 사서를 떠나면 이은정이기도 하고,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 딸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최근 1~2년 사이에는 개인 여유시간을 보낸 기억이 거의 없어요. 일 빼고는 육아가 나머지 시간의 전부여서 육아를 제2의 직업이자 취미이자 삶으로 지내고 있어요. 

이은정인 저는 그림책도 좋아하고 만화책도 좋아하고 레고 맞추는 것도 좋아해요. 좋은 그림책들이 너무 많아서 원픽을 고르기는 힘들지만 굉장히 오랫동안 좋아했던 책은 이태준 선생님의 시를 가지고 김동성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신 ‘엄마 마중’이라는 책이에요. 그 그림책을 굉장히 좋아해요. 원픽은 정말 고르기 어려워요.


이소림│이 부분이 사서 선생님들의 힘인 것 같아요. 원픽을 고를 수도 있지만 좋은 책들을 알아봐 주시고 관심을 계속 가져주실 수 있는 것이요. 그럼 사서로서의 나 혹은 개인으로서의 나에게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들을 꼽아볼 수 있을까요?


이은정│트윈웨이브의 찐사서로 거듭나는 것! 친구들과 저 사이에 서로 끈끈한 라포가 형성되어서 친밀감 가득한 트윈웨이브 사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나는 뭘 잘하는 사람이지를 알아가는 것이에요. 도서관 안과 밖에서 제가 진짜 몰입해서 빠져드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를 찾는 중이에요.


김하나│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일한다고 하면 ‘거기 여유롭지 않아? 책 볼 시간 많지?’와 같은 편견을 아직도 많이 갖고 있거든요. 저의 업에 대한 목표는 슬기샘과 트윈웨이브 운영을 잘해서, ‘도서관 그런 곳 아니야. 도서관에 가면 정말 다양한 콘텐츠도 있고 거기에 있는 직원들은 다 각자 전문성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편견을 깨뜨리는 사서가 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저도 사서 말고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본 적은 없거든요. 만약 다른 일에 도전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보고 있어요.


이소림│도서관이라는 공간은 변한 게 아니지만 그 안에서 하는 일들이 많이 바뀌시고 사서로서 새로운 경험을 해나 가시는 과정이에요. 업과 개인에 대한 고민을 이 과정 속에서 조금씩 찾아가실 수 있는 경험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제 개인적으로도 이 씨프로그램의 운영 지원 매니저를 하면서 개인으로서의 가능성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우리 함께 잘 찾아보아요!


이소림│이 새로운 일을 해나가는 여정에 동료가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동료가 바라봐주는 나의 강점과 장점에 대해 들었을 때 힘도 되고, 이 조직 안에서의 나만의 역할을 해내고자 하는 의지도 생겼었고요. 이 자리를 빌려 서로가 바라보는 강점을 한번 나누는 시간을 가져볼까 해요.


이은정 선생님이 바라본 김하나 선생님의 강점 │

"김하나는 김하나라는 존재 자체가 강점이에요. 제가 하나쌤에게 매일 사랑을 외치고 있을 만큼 하나쌤을 정말 사랑하고요, 또 김하나 선생님이 진짜 웃겨요. 그래서 함께 일하는 시간이 정말 행복합니다. 하나쌤은 굉장히 듬직한 사람이에요. 제가 굉장히 허술하고 구멍이 많은 사람인데 묵묵히 그 부분을 다 채워줍니다. 제가 너무나 의지를 하는 저의 동료이자 멘토이자 제가 사랑을 갈구하는 분입니다."
김하나 선생님이 바라본 이은정 선생님의 강점 │

"저는 의사 표현을 잘 못하고 속으로 많은 고민을 하는 스타일인데 차장님은 제 생각이나 마음을 외부로 표출할 수 있게 해 주셔요. 회의를 하거나 의견을 내는 자리가 있을 때 저는 말주변이 없어서 머릿속이 복잡한 반면, 차장님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의사표현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또 중간 관리자 역할을 몇 년째 하고 계신데 상하 관계와 수평 관계가 공존하는 자리를 잘 이끌어가시는 것도 큰 장점 중에 하나예요. 저는 나무를 보는 스타일이고 차장님은 숲을 보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동료들이 업무를 하면서 차장님께 의견을 많이 물어봐요. ‘이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분이 곁에 있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서로 토닥이면서 감정적인 케어를 잘해주시는 것 같고요."

 

이소림│트윈공간을 만드는 것은 지난 전주의 우주로1216이 처음이었고, 그때의 경험들이 기반이 되어 각 프로젝트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다음 spaceT를 만들어가게 사서 선생님들께 동료이자, 선배 스태프로서 남겨주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이은정│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시간은 지나갑니다! (웃음)


김하나│오픈 전까지 저희도 ‘잠이 잘 안 온다, 부담이 된다’는 얘기를 종종 했었는데 일단 데드라인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부담을 좀 내려놓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운영자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신혜미│아니 뭐가 그렇게 걱정이 되셨어요. (웃음)


이은정│중간중간 선택을 하고 공간과 콘텐츠 등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되는 여러 단계들이 있었잖아요. 그 과정 중에 ‘이 프로젝트를 정말 해낼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다 하게 되더라고요. 이 과정을 우리끼리만 겪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텐데 씨프로그램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잘할 수 있었었어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프로젝트를 다 마친 지금에 와서야 함께 힘을 모으면 할 수 있다는 것, 서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지만 이 다음 spaceT 구축의 시작점에 서신 분들께서는 잘 모르실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경험을 하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는 부분이니까요. 그래서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라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이소림│다음에 함께 하게 되실 사서분들께서 오늘의 이 인터뷰를 읽으시면서 큰 힘을 낼 수 있게 되실 것 같아요. 이렇게 말씀 나눠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저희가 언제나 사서분들 곁에 있으니까, 트윈웨이브 함께 잘 만들어 가봤으면 좋겠습니다!




▶ 씨프로그램 웹사이트: https://c-program.org

▶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 트윈웨이브를 만날 수 있는 방법 : 트윈웨이브 인스타그램

▶ 트윈웨이브 구축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는 방법 :

트윈웨이브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씨프로그램 spaceT 총괄 디렉터, 신혜미 님과의 인터뷰

너른 바다를 연상케 하는 트윈웨이브 공간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건축팀 인터뷰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을 일상처럼 하는 공간>

트윈웨이브 공간 운영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운영팀 인터뷰 1 <사서에서 운영자로, 그 새로운 도전에 대하여>

운영팀 인터뷰 2 <시작점에 함께 선 우리>

운영팀 인터뷰 3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일>

컬렉션 서가? 아날로그 재료바?! 트윈웨이브의 콘텐츠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콘텐츠팀 인터뷰 <낯선 경험으로 안내하는 콘텐츠의 힘>


○ 인터뷰 진행: 씨프로그램 신혜미 디렉터, 이소림 매니저

○ 편집: 씨프로그램 이소림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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