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륙 프로젝트, 시작
대학생 때 매일 쓰던 노트를 넘겨보다가
한 켠에 의미 없어 보이는 숫자 '226'을 발견했다.
내가 과연 어떤 의미로 저 숫자를 적었을까.
분명히 어디에서 봤던 기억이 저 멀리서 깜빡인다.
저 숫자를 어디서 봤더라?
가방을 뒤져 봤지만 나오지 않았고
연습장 털었지만 지우개 가루만 우수수 쏟아졌다.
물론 냉장고나 전자렌지 안에도 없었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건가?
머리를 툭툭 쳤더니
귀에서 꽁꽁 얼어있는 단어 하나가 툭 떨어졌다.
'그림'
'226'은 내가 날려쓴 '그림'이라는 단어였고
의미 없지 않은, 어린 내가 가진 작은 꿈이었다.
스케치북과 연필은 재가 되었지만,
가볍게 날아와 그때 익숙한 방으로 나를 초대했다.
단순 반복된 작업물을 모아서
멀리서 보면 작품이 된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