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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그널 G Jan 27. 2022

'남성 로망의 결정체'
영웅본색을 추억하며

[박동규의 느린작업실 602호]

바바리, 쌍권총 그리고 남자의 향기


◐영웅본색


개봉│1987. 5. 23

감독│오우삼

출연│적룡, 주윤발, 장국영


한때 암흑가를 주름잡는 보스였으나 손 씻고 새 삶을 시작한 자호(적룡), 경찰의 길을 걷는 자호의 동생 아걸(장국영), 자호와 함께 암흑가의 화려한 나날을 보냈으나 몰락한 채, 때를 기다리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소마(주윤발). 세 남자의 뜨거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1986년 제작된 홍콩의 액션영화로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출발점이면서 최고의 작품. 현대판 무협영화라는 평가받는 이 작품은 당시 침체에 빠져있던 홍콩영화의 부활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연출을 맡은 오우삼 감독은 서극이 제작을 맡은 이 작품의 엄청난 흥행과 반향에 힘입어 홍콩 느와르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잡으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고, 비장하면서 장렬한 최후를 맞으며 압도적인 임팩트를 선보인 주윤발도 1980년대 느와르 액션영화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다. 또한 쌍권총, 바바리코트, 성냥개비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영웅본색2


개봉│1988. 7. 22

감독│오우삼

출연│석천, 적룡, 장국영, 주윤발


비밀 임무를 맡게 된 경찰 아걸(장국영), 동생인 아걸을 위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 송자호(적룡), 믿었던 부하에게 배신당하게 된 용사(석천), 그리고 마크의 쌍둥이 동생으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복수에 나서는 켄(주윤발). 네 남자의 뜨거운 복수가 다시 펼쳐진다.


전편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만들어진 속편. 1편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주윤발은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쌍둥이라는 설정으로 자연스럽게 재등장,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바바리코트와 쌍권총을 앞세워 많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계획에 없던 급하게 만든 속편인지라 각본과 특수효과에 문제점을 노출하긴 하지만 액션신과 총격신은 스케일면에서 전편보다 커져 액션영화 마니아들은 2편을 선호하기도 한다. 장국영의 애절한 공중전화 박스 장면은 홍콩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영웅본색3


개봉│1989. 12. 23

감독│서극

출연│주윤발, 매염방, 양가휘


삼촌을 홍콩으로 데려가기 위해 온 마크(주윤발)와 아민(양가휘)는 미모의 여인 주영걸(매염방)을 우연히 마주치고 도움을 받게 된다. 이후 셋은 미묘한 삼각관계에 빠지게 되고, 그때 주영걸의 과거 연인이자 검은 손인 하장청이 나타나 서로를 오해하게 되는데...애절한 사랑 그리고 뜨거운 의리, 영웅이 된 세 남녀의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웅본색 시리즈의 3편으로 오우삼이 아닌 1, 2편의 제작을 맡았던 서극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시간대는 전편들과 달리 1970년대이며, 홍콩이 아닌 패망 직전의 베트남을 무대로 주윤발이 맡았던 소마(마크)의 과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하고 거친 남자들의 음모와 배신, 의리가 얽힌 전형적인 느와르 스타일이 아닌 애절한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등장인물도 주윤발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뀌었고 흥행면에서도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성적이 저조하다.


3편 제작당시 오우삼은 1편 자호의 프리퀄을, 서극은 소마의 프리퀄을 만들고 싶어했다고 한다. 계속된 의견충돌로 결국 3편의 연출을 거부한 오우삼은 영웅본색3와 같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양조위, 임달화, 장학우를 내세워 첩혈가두를 만들었다. 두 작품 모두 흥행은 실패.


[느린작업실 6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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