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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Jul 14. 2020

[Day 16] 오르세 미술관 꼭 가세요!

오르세 미술관부터 물랑루즈 관람까지 

  

 파리의 마지막 날. 프랑스 파리에서의 일정은 총 4일이었다. 남편은 다시는 나와 유럽에 못 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파리에서의 일정을 온갖 워킹투어들로 꽉꽉 채워놨는데, 그중 내가 최고로 좋아했던 투어 일정이 바로 이 오르세 미술관이었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은 오르세 미술관은 그냥 파리 왔으니까 미술관 하나는 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추가한 코스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훨씬 좋아해서 당황했다고 한다. 

오르세 미술관 역시 가이드 분과 함께 투어를 했는데, 무엇보다 이날 우리와 함께 했던 투어가이드분이 최고 짱짱 좋았다. (미술관이 너무 좋았어서... 그랬던 걸까) 



오르세 미술관에 들어가면 우선 가방이나 소지품을 보관하는 사물함을 쓸 수 있다. 그 사물함에 가방이나 겉옷 등을 넣고 입장한다.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개조한 미술관이라고 한다. 후기 인상파 작가들의 그림을 대부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법한 유명한 화가들의 유명한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으니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 


우리와 함께해준 가이드분이 미술관에 전시되어있는 작품들과 관련된 미술사와 함께 인상파 화가들을 소개해주고 여러 이야기들을 같이 들려주면서 투어 해서 사진 찍을 정신도 없이 재미있게 투어 했다.  



와! 하고 소리 내면서 감탄하게 했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오르세 미술관을  투어 하면서 마음에 와 닿은 그림들이 몇 장 있는데 첫 번째로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어젯밤에 바토무슈를 타고 감탄하면서 보았던 파리의 야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림을 내 눈으로 보니까 와, 고흐가 진짜 대단한 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의 밤을 보면서 느꼈던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을 거친 터치와 멋진 색감으로 표현해내는 고흐의 방식이 (미술을 잘 모르지만) 엄청 멋지고 감동적이었다. 


클로드 모네 - 아르장퇴유의 연못 & 아르장퇴유의 보트 
클로드모네- 개양귀비꽃, 이름모르는 그림.

두 번째로는 대부분의 인상파 작가들의 그림이 정말 정말 정말 좋았는데, 하늘과 나무와, 그림과 꽃과 풍경을 이렇게나 감각적이고 부드럽고 아름답게 표현하다니. 정말 좋았다. 물에 비친 사물을 이렇게 감각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내다니... 뿐만 아니라 빛이 만들어 내는 나무의 그림자와 자연물의 색감을 이렇게나 멋지게 표현한 그림들을 실물로 보자니 너무너무 신나고 멋졌다. 평소에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이 인간에게 왜 필요한지 느끼게 됐달까.... 모네, 마네, 드가, 르누아르 등 여러 인상파 작가들의 그림을 구경했는데 특히 빛을 화사하게 표현하고 부드러운 색감을 주로 사용한 모네의 작품들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이 투어가 진심으로 재미있었다.  미술작품을 사진으로 볼 때와 실제 눈으로 볼 때의 느낌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날 그 말을 실감했다. 언젠가 파리에 다시 가게 된다면 반드시 오르세 미술관은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구스타프 카유보트, 대패질하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보자마자 헉하고 한참을 쳐다봤던 그림. 쿠스타프 카유보트라는 작가의 대패질하는 사람들이라는 그림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보자마자 머리에 콱하고 박혔다. 햇빛이 반사되는 마루와 그 마루의 질감을 표현한 방식이 충격적으로 너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다른 그림들은 부드럽고 아련한 색감의 그림들이었는데 유독 이 그림은 빛과 그림자, 그리고 구도와 색감 모두 매우 강렬하고 남성적인 느낌인데도 불구하고 내 눈에 확 들어왔다. 너무 좋아서 이 그림의 구석구석을 뜯어보느라 그림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오르세 미술관 기념품샵에서 이 그림을 찾았는데, 아무래도 다른 화가들보다 유명세가 덜하고 대표적으로 알려진 그림이 아니라서 그런지 굳즈가 안보였다.  정말 정말 아쉬운 부분 ㅠ 오르세 미술관의 그림들이 너무 좋아서 기념품샵에서 그림 달력과 마그넷을 몇 개 샀다. 내가 너무 좋아해서 남편도 못 말렸음


신명 나게 오르세 미술관 투어를 만족스럽게 마치고 나서 미술관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마도 프랑스에서 사 먹은 외식메뉴 중에 그나마 성공적이고 배부른 메뉴였던 듯.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구글맵에서는 평이 매우 안 좋았는데 식사는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분명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왜 이렇게 말라비틀어진 느낌인지;;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갑자기 크레페가 먹고 싶어 져서 근처의 크레페 가게를 찾아갔다.   어젯밤 에펠탑 앞에서 크레페를 사 먹고 싶었는데 남편이 자제시켜서 참았던 터라 오늘은 꼭 먹겠다는 일념으로 찾아갔다. 골목에 있는 작은 가게였는데 생각보다 본격적인 디저트 카페라서 당황했다. ㅋㅋ 가게 이름은 'La Crêperie du Clown' 지금 찾아보니 리뷰가 매우 좋은 가게였구나. 한국인 리뷰가 거의 없고 대부분 외국인들이나 현지인 리뷰가 많아서 반신반의했지만 여행 당시에는 그냥 초코 바나나 크레페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찾아갔었다. 결론은 매우 맛있었다는 거! 

만족스러웠던 초코 크레페 (갈레트라고 하나?)



이 날, 오르세 투어 이후에는 식사와 디저트를 먹고 근처 골목을 걸어 다니면서 동네 구경을 한 뒤, 숙소로 얼른 복귀했다. 왜냐하면! 물랑루즈 저녁 공연을 예매해 뒀기 때문이다. 

따란- 물랑루즈 공연장이 나오게 간신히 찍은 사진 ㅋ

물랑루즈는 원래는 예약한 게 아니었는데, 몽마르트 언덕 투어 후반부에 극장 앞에서 투어 가이드가 잠시 물랑루즈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를 해줬었다. 그런데 마침 우리 옆에 초등학생 정도 되는 자녀와 함께 여행 온 가족 여행객이 본인들은 어제 관람했는데 한 번쯤 볼만하다고 우리에게 추천을 해줬다. 야한 공연이라고 해서 별생각 없었는데 아이와 함께 관람했는데 여자 무용수들의 의상이 노출이 좀 심하긴 하지만 공연 내용 자체가 딱히 선정적이거나 하지 않다며 우리에게 고민하고 있다면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는 것 아닌가! 실행파 남편은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더니 아마 본인 인생에 파리는 이번 여행이 마지막일 것 같다며 바로 예매를 해버렸다.



공연장 입구 온통 붉은색으로 장식되어있다. 

예매가 어렵다고 하던데 우리는 평일이라 그런가? 다행히 약간 저렴한 좌석으로 예매할 수 있어서 관람하러 갔다. 복장 코드가 있어서 너무 프리 하게 가면 입구에서 컷 당할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추리닝만 아니면 되는 것 같더라. 나나 남편이나 썩 대단히 차려입은 게 아니었는데 옷차림에 크게 상관 안 하는 것 같더라. 


물랑루즈 공연장 내부 


검색해보면 아시겠지만 공연하는 여성 무용수들의 노출이 많기 때문에 촬영은 절대 금지이다. 공연장 내부는 무대 앞의 1층과 무대에서 다소 먼 거리의 2층 좌석으로 구성되어있다. 대부분의 테이블에 와인이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구성이라고 한다. 입구에 들어가서 표를 보여주면 담당 서버(?)같은 매니저가 우리를 지정된 좌석으로 안내해 준다.  자리에 착석하면 자리에 포함된 와인을 서브해 주니까 안내해 주는 대로 따라가서 앉으면 됨. 

요렇게 자리에 착석하게 된다. 대부분 커플이 방문했더라. ㅋ


어떤 공연인지 모르고 갔는데 몸매가 정말 예쁜 여자 무용수들과 약간 명의 몸 좋은 남자 무용수들이 짧은 뮤지컬 공연을 몇 개씩 연달아서 공연한다. 내용은 대부분 사랑이야기인 듯. 불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못 알아듣지만 공연을 관람하는 데는 전혀 상관없다. 무용수들이 정말 다양한 여러 가지 의상을 갈아입으면서 춤을 추는데 일단 무용수들의 몸매가 정말 이 세상 몸매가 아니다. 바비인형이 실제로 있다면 저런 사람이겠구나 싶은 사람들만 모아놓고 단체로 멋지게 춤을 추니까 넋 놓고 쳐다보게 된다. 처음에는 가슴을 거의 드러내다시피 한 의상에 좀 놀라는데 계속 보다 보면 노출보다는 그냥 공연 자체를 감상하게 된다. 아름다운 무용수들의 몸매 역시 의상의 일부라고 생각될 만큼 노출보다는 그냥 그 공연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되더라. 그 유명한 캉캉춤부터 시작해서 화려한 의상들을 활용한 다양한 댄스 공연들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완전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고나서 아쉬운 마음에 찍은 인증 사진


공연을 다 보고 나서 무용수들의 멋진 몸매와 춤사위에 흥분을 가시지 못하고 폭풍 검색을 하다 찾은 물랑 루주 무용수 인터뷰 (https://brunch.co.kr/@seungyae613/15)를 보면 물랑루즈 공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마지막 일정도 투어와 공연으로 꽉꽉 채워서 완전 만족스럽게 마무리 한 파리의 다섯 번째 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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