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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Aug 15. 2020

[day 21] 디즈니 성을 보러 가자

퓌센- 노이슈반슈타인 성, 뮌헨 - 안덱스 수도원 & 님펜부르크 성

독일 여행은 크게 소도시 여행 + 뮌헨 투어 이렇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있는데,  소도시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는 퓌센이다. 내가 독일에서 보고 싶어 하는 유일한 관광지(?)가 바로 디즈니 성의 모티브가 된 노이슈반슈타인 성이었기 때문! 퓌센의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퓌센은 너른 평지가 가득했던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산맥 가운데에 있는 도시였다. 찾아보니 퓌센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도시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퓌센의 풍경은 평지와 녹지가 많았던 다른 도시들보다 설산과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인 풍경들이 더 많이 보였다.


퓌센의 새벽 풍경 :) 아침에 일어나서 숙소 발코니에서 찍은 풍경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챙겨 먹으러 내려갔다.  조식 뷔페의 메뉴가 풍부하거나 기깔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뭐든 먹어보려고 노력했다.


머물렀던 호텔의 조식뷔페  

사실, 이날 며칠 전부터 방광염 증상이 스멀스멀 시작되고 있었는데 결국 통증이 참기 힘든 수준이라서 목적지인 디즈니 성을 방문하기 전에 근처에 있는 병원을 방문하려고 서둘러 움직였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독일에서 병원 가는 방법을 부리나케 찾아봤는데 우선 근방의 가정의학과(hauzarzt)를 찾았다.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원칙이나, 예약을 안 해도 방문할 수 있다고 하더라. 대신 대기 시간은 1시간이 될지 2~3시간이 될지 모름.  다행히 방문해서 영어+구글 번역기로 내 증상을 보여주고 대기했는데 1시간 정도 기다리고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간단한 소변검사를 하더니 방광염인 것 같다고 약을 처방해주셨다. 근처에 해당 약을 탈 수 있는 약국이 어디 있는지도 미숙한 영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여행자 보험을 들었다면 병원 진단서 + 처방전 + 영수증을 챙겨 두면 좋다! 필요한 서류를 미리 확인해두면 좋을 듯. 한국에 귀국해서 청구하니 일부 금액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었음)


 

우여곡절 끝에 병원 방문을 마치고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출발했다. :)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면, 성을 보러 가기 위해서 걸어갈 건지, 버스를 타고 갈 건지  결정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버스를 타고서도 한 20~25분을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버스를 타고 종점(?) 혹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뒤에 사람들이 많이 걸어가는 산책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을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디즈니성을 보러가는 남편의 가벼운 발걸음과 주변의 멋진 풍경

성 내부를 구경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성의 전경을 구경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따로 성 내부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구매해서 구경하지는 않았다. 성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 입장권도 있고, 시간에 맞춰서 투어도 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미리 알아보시길! 사람들이 걸어가는 산책길을 따라가 보면 뭔가 약간 위험해 보이는 출렁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가 성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여기서 다 사진을 찍고 있다. ㅋㅋ

디즈니 오프닝에 나오는 성의 모티브가 된 노이슈반슈타인 성


성의 전경을 사진으로 찍느라 다리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걸 까먹고 못했는데 물론 튼튼하게 지었겠지만 다리가 흔들거려서 이 다리 위에서 성을 구경하는데 좀 무서웠다. ㅋㅋ


햇빛이 너무 비쳐서 인증샷을 찍기 힘들었는데 굳이 굳이 찍어야 한다고 해서 찍은 디즈니 성이랑 나.


디즈니 성의 전경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지만 들판 + 나무 + 절벽 + 산이 한데 어우러진 다리 앞 뒤의 풍경도 구경할 만한 풍경이었다. 이 다리 아래로는 완전 깎아지른듯한 절벽이어서 떨어지면 죽을 것 같은 스릴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스릴 넘치는 출렁다리에서 한참 구경하고 사진 찍고를 반복하고, 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복귀했다.


우리의 점심

주차장에서 우리가 준비해온 샌드위치(유럽여행 내내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운 적이 많았는데 이날 샌드위치는 꽤 맛이 괜찮아서 ㅋㅋ 사진 찍어놓음ㅋ) 로 점심을 먹고 다음 목적지인 뮌헨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독일 여행기 내내 계속 쓰는 말이 독일의 자연 풍경이 정말 너무 멋지고 볼만한 풍경이라는 점인데, 이날 퓌센에서 뮌헨으로 넘어오는 길에는 들판과 하늘이 너무 멋져서 길 중간에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알프스의 기개(?)가 느껴지는 멋진 산과 속이 다 시원해질 정도로 탁 트인 푸른 들판, 그리고 가을이라 그런지 맑을 뿐만 아니라 구름도 멋지게 펼쳐진 광경을 천천히 구경하고 싶어서 차에서 내렸다. 들판에는 소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었는데 사람을 겁내지 않는 소들이어서 풀 뜯어서 주고 소구경도 하고 그랬다.  우리가 사진 찍고 풍경을 즐기고 있으니 뒤에 중국인으로 예상되는 가족 여행객도 우리 뒤에 차를 대고 아이들이랑 사진 찍고 소랑 놀고 하더라.  누가 봐도 내려서 천천히 즐기고 싶은 멋진 들판이었다.


소들이 뛰어놀고 있는 들판이 있어서 잠깐 소들이랑 같이 놀았다.




 다음 목적지는 뮌헨. 퓌센에서 뮌헨을 가는데 차로 약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었다. 이 날 뮌헨으로 가는 길에 만난 풍경은 독일 여행 중에 가장 멋진 가을 풍경이었는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사진으로 대신한다.


크- 그림같은 풍경.

소도시 여행을 하면서 운전했던 길은 고속도로도 많았지만 도시와 도시를 이동하는 시골 길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것 같은 시골길의 풍경을 많이 구경했는데 평지가 많은, 그래서 끝없이 들판이 펼쳐진 녹색의 지평선을 구경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에서 운전할 때는 거의 만날 수 없는 광경이어서 더 인상 깊었다.



이렇게 한 시간 반을 달려서 남편이 뮌헨 근교에 오래된 양조장이 있는데 가보고 싶다고 해서 잠깐 들렀다. 뮌헨 근교의 안덱스 수도원. 맥주로 아주 유명한 곳이라고 하던데 우리가 방문한 날에는 휴일이어서 ㅠㅠ 내부에서 맥주나 음식을 팔지 않았다. (어쩐지 뭔가 조용하고 사람이 없더라니...) 안덱스 수도원을 방문할 분들은 휴일을 잘 확인하고 가시길!  수도원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은 실패했지만 성당 내부에 들어가니 정말 화려하게 장식되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이런 작은 규모의 성당의 내부가 화려하다는 느낌은 거의 못 받았는데 안덱스 수도원의 성당 내부는 정말 화려했다. 금과 각종 그림들 그리고 엄청 디테일한 장식들이 성당 내부에 가득했는데, 이제까지 만나봤던 독일 건물들의 검소함(?)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어서, '이게 독일이 한창 잘 나갈 때 스타일인가 보다'며 남편과 놀라워했다.


성당의 내부 모습. 독일스럽지 않게(?) 엄청 화려했다.
안덱스 수도원에서 내려다본 근처 풍경들. 이뻐서 찍어뒀다.


수도원은 휴무일(?)이라서 펍이나 음식점을 아무것도 열지 않았지만 작은 규모의 기념품 샵은 운영하고 있더라. 그래서 아쉬운 대로 기념품 샵에서 맥주를 구매해서 뮌헨 시내로 출발했다.


뮌헨 시내로 들어서니 그제야 뭔가 도시스러운 느낌이 나더라. 독일의 손꼽는 대도시라고 하니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뮌헨에 도착해서 우리가 바로 간 곳은 뮌헨의 님펜부르크성.  도착하자마자 성의 규모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 정말 정말 넓은 성이다. 2차 대전 때 파괴되지 않은 몇 안 되는 성 중에 하나라고 한다.  내부 투어도 가능하고, 마차 박물관에도 볼거리가 많다고 하던데 ㅠㅠ 우리는 일정이 안 맞아서 궁전 외부와 정원만 구경했다. 관광객이 많지 않고, 건물 뒤편에는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원(이라고 쓰고 공원이라고 읽는다)이 펼쳐져 있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2층 ~ 4층 정도의 건물이 정말 끝없이 펼쳐져있고, 그 주위를 호수와 잔디로 구성된 정원이 둘러싸고 있다.

님펜부르크성과 정원 산책을 마치고 나서 대도시에 왔으니 한식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뮌헨 시내의 한식을 파는 가게를 필사적으로 찾았다. 내가 독일 음식을 특히 힘들어했고 남편 역시 빵으로 때우는 식사를 힘들어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이 날 꼭 한식을 먹자고 다짐했다. 우리가 간 곳은 뮌헨 시내의 '유유미(yuyumi)'라는 한식 전문점.  방문했는데 가게 분위기가 되게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어서 놀랐다. 우리나라로 치면 강남에 있는 브런치 식당 같은 느낌? 메뉴는 다양했는데 우리는 떡볶이와 김치찌개 + 공깃밥을 포장해 가기로 했다.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있는 우리.


가격대는 좀 비쌌다. 김치찌개, 떡볶이, 공깃밥 이 세 가지를 결제했는데 한국돈으로 2만 원~ 3만 원 정도 되는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맛은 좋았다는 거! 특히 김치찌개가 발군이었다. 밥은 좀 날리는 느낌의 쌀밥이었지만 이역만리 독일 땅에서 이 정도 수준의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다.


간만의 한식에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는 내 모습


뮌헨이 독일의 마지막 일정이었고, 뮌헨에서 바로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일정이라, 공항과의 거리를 감안해서 뮌헨 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차를 타고 나와야 하는 외곽에 있는 집으로 숙소를 잡았다. 하루 종일 아침부터 병원도 방문하고, 퓌센에서 뮌헨까지 이동하면서 나름 이동거리가 길었기 때문에 저녁을 후다닥 먹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 이래저래 알차게 보낸 독일의 다섯 번째 날도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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