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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모 구거투스 Dec 18. 2017

[기록] 진로희망사유, 어떻게 적을까?

학생부의 6번 항목, 진로희망사항 중 '희망사유' 기록에 관하여.

진로희망사유는 2020학년도 3학년에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2020학년도 기준 1·2학년은 '창의적체험활동상황'의 '진로활동'에 관련 내용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2020. 9. 6. 내용 일부를 추가하거나 수정하였습니다.)



2017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기재요령은 진로희망사항 중 '희망사유' 입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희망사유'는 학생의 희망직업에 대한 진로선택 동기, 이유, 계기 등을 입력한다.

그런데 궁금합니다. 동기와 이유와 계기가 다른 것인가요??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예시를 제시하였습니다만, 이 역시 문제가 많습니다. 총 4가지 중에서 2가지만 보겠습니다.


평소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고, 피아노 연주하는 것이 즐거워 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꿈꾸게 됨. 특히 음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도 그런 음악을 작곡하여 다른 사람의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 줄 수 있기를 희망함.

➔ 2,3학년 때도 위 기재요령만을 참고한다면, 아마 쓸 내용이 없을 것입니다. 동기에 불과한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불필요하게 중복된 표현이 너무 많습니다.


교과시간에 자신이 쓰고 있는 일기들을 이야기로 만들어보는 경험을 통해 글쓰기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됨. 특히 자신이 상상한 내용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인터넷 소설이나 단편 소설 등을 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소설가의 꿈을 갖게 됨.

➔ 소질을 알게 된 계기에 이어, 최근 노력한 내용까지 기록이 된 것은 위의 사례보다 좋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쓴 매체나 분량에 대한 정보만 있을 뿐 무엇에 관심이 많고 주로 무슨 메시지를 소설에 담으려 했는지 없기 때문에 평가자가 학생을 이해하는 데 그리 도움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뭐 이런 내용만 예시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이 이 예시를 참고하여 진로희망사유를 작성한다면 오히려 해가 될 것만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진로희망사항'을 학생부의 '헌법'이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이 입장에 동의하는데요, 이 항목이 가장 중요하다기보다는 학생부의 다른 항목들을 읽는 데 '관점'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어떤 학생이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이라면, 진로희망사항에서 이를 확인한 평가자는 이 학생의 학생부 다른 내용들을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의 활동이라는 관점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진로희망사항은 학생부의 '서문'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진로희망사유는 여기에 신뢰성과 구체성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구요. 진로희망사유는 딱 이런 의미로 중요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진로희망사유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이를 특정 직업인이 되기를 결심하게 된 '동기'나 '계기'라고 생각하는 데 있습니다. 이렇게 한정해 버리면 진로희망사유는 진로가 바뀌지 않는 한, 같은 내용이 반복 기록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왠지 안 될 것 같잖아요? 진로희망사유는 특정 직업인이 되기로 결심한 과거의 '동기'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 '현재' 하고 있는 노력과 '미래'에 이루고 싶은 사명이나 비전도 중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요? 이제, 제가 생각하는 '진로희망사항' 구성 방법을 제안해 볼게요.



'진로희망사유'에 담을 수 있는* 내용들

* '담을 수 있는'이라고 표현한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담아야 하는'이 아닙니다. 즉, 나열된 내용 요소 가운데 꾸며낼 필요없이 '실제로 있는 것'을 기록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제안한 것입니다.



1. 과거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그것입니다. 특정 직업인이 되기로 결심한 동기와 계기이지요. 이것은 (1)자신의 소질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2)특정 사건이나 인물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학년 때 기록의 핵심 내용입니다.


2. 현재

자신의 진로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노력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학년 단위로 기록되는 학생부의 특성상, 해당 학년에 노력한 과정과 결과들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2학년 때 기록의 핵심내용입니다.


3. 미래

자신의 진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노력할 내용이나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기록합니다. 진로달성계획이나 포부 정도로 이해해도 좋겠습니다만, 입시에서 남들과 비교되어야 하는 내용이니만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며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내용이면 더 좋을 것입니다. 


4. 진로 탐색과정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진로탐색의 과정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진로를 정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한 내용들, 그러니까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참여한 체험활동 내용, 독서 활동 등에 관하여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합니다. 직업을 정하지는 못했어도 관심 분야 정도는 언급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5. 진로가 변했다면? 진로변경사유

진로가 변경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이때에는 변경된 계기를 밝혀 주어야 합니다. 어떤 학생이 공학자를 희망하다가 경영인으로 진로가 바뀌었다면 그 이전의 기록들을 전부 부정하거나 의미 없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희망 진로(직업)를 바꾸게 된 계기를 기록하되, 공학자와 경영인에게 필요한 공통의 덕목이나 역량을 발견하고, 그것을 매개로 '사실은 내 비전은 변하지 않았다'고 서술하면 비록 진로(직업)는 바뀌었을지라도 자기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는 있습니다. 변하기 전의 진로와 변한 후의 진로에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특정 자질이나 덕목을 언급하고, 단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직업)만 왜 바뀌었는지를 기록하면 됩니다.


6. 지원동기

3학년의 경우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3학년 때의 진로희망사유는 지원 학과의 '지원동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학년 때의 진로희망사항은 수시전형에서 지원한 대학과 학과를 어느 정도 결정한 상태에서 기록되기 때문에 1·2학년 때에 비해 더 직접적인 지원 동기를 서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록의 장점은 대입 전형의 평가자가 지원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단,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진로 희망에 보통 구체적인 '직업'을 입력하기 때문에 희망 사유에도 그 직업에 대한 내용을 쓰기가 쉬운데, 대입에서 조금이라도 더 의미있게 읽히려면 그러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대학은 직업인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곳이죠. 학문을 닦는 곳입니다. 특정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가는 곳이 대학입니다. 그러므로 '직업'보다 지원하기로 한 '전공'과 관련하여 자신의 지원동기를 서술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외교관이 진로 희망인 학생이 정치외교학과를 지원하기로 하고 외교관이 되어 이루고 싶은 내용을 진로희망사유에 기록하는 것보다, 정치외교학과에서 공부할 내용에 흥미와 관심이 많음을 표현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말입니다. 





'참된 성장의 진실한 기록' 매거진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관련 정보에서 소외된 학생과 교사가 없도록 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연재하는 글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생활에 충실하는 것만이 학생부종합전형을 가장 잘 준비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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