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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 Nov 10. 2021

식빵언니의 탄생 02.

세계 배구왕 김연경선수, 삼립의 모델로 진짜 식빵언니 되다.

재미있는 걸 또 하나 했다.

2021년 8월 중순 본격 준비 시작, 9월 9일 런칭, 아직도 진행 중이다.

식.빵.언.니.


짧은 기간만 허락된 제품이라.

미루고 미루다가,(실은, 액션 프로그램이 남았었는데, 이 글에 먼저 공개할 수 없어서)

식빵언니의 열기가 완전히 식기 전에 이게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 좀 상세히 쓰고 싶었다.

  - 기획하고 만들 때의 사고체계와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싶기도 하고,

  - 내 일의 포토폴리오로도 쓰고,

  -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머리나 감이 안좋아졌을 때 다시 읽어보며 복기하려고.


좀... 길게 썼고,

1편을 발행하고, 늑장 부리다가 마지막 이벤트 경품을 보내는 단계에.  

그 2편(마지막 편)을 발행한다.

(원래 3편까지 쓰려고 했으나, 게으른 내가 너무 늑장을 부려서 시기를 놓침. 그냥 2편에 다 때려넣기로 했다. ㅠㅠ)



5. 컨텐츠

 -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우리 연간 광고대행사인 디블렌트에 연락.

원래 하시던 베이커리팀은 한창 유재석, 유느님이 모델로 선정된 삼립호빵 광고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느라 바쁠 때여서 부담스럽다는 사인을 잔뜩 주었고,

다른 팀(DO팀장님 팀)에 바짓가랑이를 잡는 심정으로 기획 내용을 공유하며 '브랜딩, 패키지, 프로모션 등 기획은 다 되었다, 촬영과 크리에이티브, 컨텐츠 중심으로 진행해 달라.'고 부탁.


 이런 건은 실은 광고대행사 입장에서는, 기존 팀의 일에 얹어서 효율성을 얻는 것도 아니고, 일정은 너무 짧고, 이미 된 기획이 어느 정도 있어서 조율도 해야하고, 매체를 많이 쓰는 것도 아니니 돈이 얼마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팀 입장에서는 매력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국민영웅 연경느님이니까, 식빵언니니까...기념이 되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흔쾌히 빠르게 준비/진행 해주심.

 

 5-1. 사진촬영

 - 첫 미팅이 8/19(목) 저녁이었고, 첫 촬영(일정 상 사진촬영을 두 번으로 나눠서 2일에 걸쳐 진행함)이 8/27(금) 이었는데도, 거절하지 않으시고 컨셉 잡고, PPM 준비해주시고, 보완 의견까지 반영해서 좋은 사진들 만들어주신 LDW CD님, DO팀장님(아. 얼마 전에 국장 승진하셨네. 축하!)께 감사!

김연경 선수릐 촬영을 위해 준비했던 의상, 메이크업, 포즈들



촬영장 분위기 좋음. 연경느님 매우 예쁘시고, 포즈만 잡으면 여기저기서 꺄- 소리 들리고, 직접 자주자주 모니터링 하며, 싹싹하게 농담도 던져가며 잘하심.



 - 촬영일들에 찍은 사진들 몇 장만 보고 가실게요-(보정 안된 원본 사진들임)

여기까지 배구하는 사진 3장. 배구여제는 역시 배구할 때가 제일 멋짐


이런 카리스마도... 너무나 당연히 멋지시고.
파이팅!! 에너지 뽜악!!
요런 귀여운 류도 잘 어울리시고.
식빵 잘팔기 위한 상업적인 사진도 끝장나게 소화하심.
호빵 모델 유재석씨와 찍을 때와 나의 저극성 자체가 달랐다...단둘이도찍을 걸.

- 제품 안에는 당연히 김연경 선수 띠부씰을 넣고! 18종?ㅋ 아니.. 한 24종 정도는 있어야지?

  → 초기 계획은 딱 이랬으나, 일정 상 띠부씰은 너무 오래 걸려 일단 일반 스티커로 제작해서 넣고, 출시 후에 띠부씰로 바꾸고 24종 완성!

 - 가장 빠른 날로 사진 촬영 일정을 잡는데, 조율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김연경선수, 파리바게뜨와 잘 조율해서 자투리 시간 활용해서 이틀에 나누어 찍기로. 첫 날 하루에 다 찍었다면 컨텐츠들도 더 빨리 나왔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스티커도 24종도 런칭과 동시에 준비하기 어려웠던 것.


24종의 띠부씰 계획. 연경느님이 자주 쓰는 말,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말들 리스팅하고, 찍은 사진들과 매칭함

 

- 사진을 좀 더 다이내믹하게, 국민들이 좋아하는 예능적 모습들(흥분, 분노, 파이팅, 빙구웃음...)을 더 많이 찍어서 쓰고 싶었으나, 향후 모델의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는 소속사와 모델 본인의 의사를 너무나 존중한나머지... 의도와 완벽히 일치하진 않은 게 유일한 아쉬움.

 


6. 커뮤니케이션

 - 일단 우리는 런칭일에 언론 보도자료를 준비했다. 딱 두 가지만.

     1) 식빵언니 광고사진 촬영 현장 분위기

     2) 김연경식빵.. SPC삼립 '식빵언니' 출시

 - 그런데,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 것.(캡처보다 더~ 많다)

- 인터넷판 뿐 아니라 여러 일간지 지면에도 똬앟!!

 - 물론 '식빵언니' 빵이 진짜 나온 게 이슈화가 될만 했지만. 김연경 선수는 존재 자체가 커뮤니케이션.

 - '아, 우리는 상품 잘 만들고, 이벤트, 프로모션 잘 기획하고, 스티커 등 굿즈와 경품을 잘 만들어서 그걸 알아듣기 쉽게 설명만 하면 끝나겠구나. 그냥 커뮤니케이션이, 아니 이슈화가 되겠구나.' 싶었다.


7. Negatives

 - 식빵 언니가 런칭되어 공중파 TV뉴스에도 나올 지경으로 이슈가 되면서 시선이 집중되었고, '가격'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초기부터 이렇게 되어 좀 당황했고, 자칫하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어보였다.

'스티커값이 900원!'이라는 말까지 들음. 억울해.
비싼거 아닌데... 다른 데도 이 정돈데...

 - 사실 어찌보면 당연했지. 늘상 사던 파리바게뜨에 가면 대략 10장에 3,000원, 산술적으로는 장당 300원인데, 세 장에 1,800원이면 3배 비싼 거니까.


 - 하지만, 이미 비슷한 사양의 식빵들이 그 정도 가격에 팔리고 있었는데, 편의점에서 식빵을 구매해본 소비자들이 많지 않아서 몰랐었던 것도 있고, 소단량 포장으로 갈 때의 비용구조, CVS 유통을 위한 수수료 등의 구조를 이해하면 그리 비싼 것이 아님을 알게될 거라 믿고. 그걸 기자분들께 설명하고,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서 논란을 줄여나갔다.

 

8. 프로모션 & 경품

 - 이런 상품은 프로모션 scheme보다는 경품이 더 중요하다. 1편에서도 썼지만, 이 상품은 '식빵' 상품이 아니라, 갓연경선수의 강력한 팬덤 위에 서는 상품이므로.

 - 한창 관심이 뜨거울 때라 상품 퀄리티가 좋지않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면 우리도, 고객도, 모델분도 그 누구도 안좋아질 것이므로.

 - 다른 데서는 구할 수 없는. 이 상품, 이 캠페인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김연경 선수가 직접 입고, 터치한, 광고용 실착유니폼, 친필 싸인볼, 멋진 브로마이드... 이런 걸 경품으로 걸었으니... 잼잼이 분들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도 큰 관심을!

- 이런 상품은 이슈화를 시키고 확 떴을 때 쫘악 판매되고 금방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우리 팀으로선 이슈화기간을 조금이라도 늘이는 게 중요한 미션이었고, 아주 특별한 아이템으로 한 번의 이슈화를 더 하기로 했다.

 - 식빵관련 아이템을 초한정판으로 만들기로 하고, 가장 공을 들여, 시간을 쏟아, 가장 이쁘게 생긴 아이템으로 샌드위치 메이커를 고르고, 거의 헌정하는 식으로 전면에 김연경 선수를 멋지게 그래픽으로 만들어 인쇄하기로 하고 그래픽을 만들었다.

 - 그래서 나온 결과물! 짠!!!


 - 이게 표면도 80℃ 이상 올라가서, 쉽사리 벗겨지지 않는 인쇄를 하기 위해 애를 썼는데,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간판, 싸인물, 인쇄를 잘 하시는 이오케이의 이강옥 소장님께서 발벗고 나서 연구하시고 방법을 찾아 완성도를 올려주셨다. 돈도 안되는 일에 그렇게 큰 애를 써주심에 특별히 감사!


 - 이렇게 김연경 선수 인스타그램에 이쁘게 올려도 주시고. 그래서 더~ 큰 화제를 만들어주시고!

김연경 선수 인스타그램에 이렇게올려도 주시고.

 댓글들 보면, 그냥 돈주고 살테니까 팔으라고 난리난리.(계약이 그렇게 안되어 있어요... 못팔아요..ㅜㅜ)


요렇게 쓰는 거임. 나도 없는 딱 100개! 초한정판 식빵언니 샌드위치 메이커.


9. Lesson & Learn

 - 9월 9일 출시일을 박아놓고 하는 일이라 일정이 워낙 촉박했고, 부족한 건 출시 이후에 보완해야 했음.


 - 하지만, 난 그 편이 더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 lean thinking에 lean process, 런칭 이후 pivoting을 웬만한 스타트업보다 더 잘 실행했다고 자부함. 므하하하.


 - 이런 상황에서 되네 안되네 따지고, 고민하며 우왕좌왕하지 않고, 되는 건 하고, 안되는 건 미루고, 이런 것들 빠르게 결정해서 뭐뭐는 출시 시점에, 뭐뭐는 출시 얼마 이후에 하기로 딱 나눠서 촤르륵- 나열할 수 있었음에 감사. 그런 권한을, 그런 믿음을 주신 분들(ㅂㅅ,ㅎㅇ, ㅅㅇ...)께 감사.


- 시간이 더 있었다면... 좋았을 뻔 한 게 아니라 아마 이렇게 저렇게 더 복잡스럽게, 더 많은 고민과 기획, 변경과 수정을 거쳐 더 덜 매력적인 결과물이 나왔을 수도.


  - 식빵언니로 인해, 편의점에서 식빵을 사지 않았던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식빵을 사는 경험을 하게되었다는 데에 큰 의의를 둔다. 시장 잠재력이 더 생겼다.


 - 연경느님 초상권 적용하기 전보다 식빵 매출이 약 XX% 전후로 점프해서 찰지게 스파이크 했다고 함.(구체적 숫자는 당연히 비밀)


 - 무척 빠르게 움직여서 런칭하고 제작물 만들고, 커뮤니케이션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슈기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움직였을 때 지속기간에 대한 예측을 잘못했음. 내가 예상보다 더 빨리 식어갔기 때문인데, 저 샌드위치 메이커를 더 빨리 선보였다면... 더 큰 화제가 되고, 더 큰 매출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


 - 추이를 매일매일 보다가, 포기해야 할 부분, 시점에 과감히 온라인 광고를 끊어 적지 않은 예산을 절감했다. 식빵 팔아 그 정도 마진 남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더 큰 화제를 못만들었지만, 이미 잡힌 예산이라고 멍하니 쳐다보며 다 소진한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고 자뻑함.


 - 우리팀의 상당한 실력자 김보하 대리에게 큰 감사. 그녀가 대부분을 했음. 정말 큰 감사.(그녀는 안 읽을 수도 있고. 이런 거 썼다고 말 안할거니까.)




- 이 프로젝트를 기억하고 싶어서 구성원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유니폼을 액자로 만들어서 회사 휴게공간에 걸어두었다.

 (촬영을 이틀 간 했고, 그래서 흰색 실착 유니폼이 두 벌이다. 한 벌은 경품용, 한 벌은 소장용)



끝!

아. 이 '식빵언니'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도 편히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물어보면 더 상세히 답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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