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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미르 Oct 29. 2019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21번째 커버곡>

Scars - James Bay


James Bay - Scars (Official Video)

꿈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달려오다 결국 주저앉아 버렸다.

이 길이 맞나, 꿈꾸던 이상에 도달할 수 있기는 한 걸까 의심까지 들었다.

좌절감이 나를 둘러쌌고, 그 순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꿈은 내 시야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릿해져 버렸고, 나는 그저 길 잃은 아이처럼 아무도 없는 길의 중간에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할 뿐이었다.


좌절의 순간, 뒤도 없이 쫓아오던 꿈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한 순간 방향을 잃어버린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은 당황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꿈을 떠올릴 시간이지는 않을까?



누군가는 이 곡이 그저 잠깐의 이별을 경험한 한 남자의 외침이라 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위의 상황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한번 툴툴 털고 일어나 각오를 다지는 누군가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같은 상황 속에 처한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용기를 전달해주는 곡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블루스의 감성과 팝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섞어놓은 포크록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 싱어송라이터 제임스 베이(James Bay)의 곡이다.

2015년 자신의 *첫 정식 앨범과 함께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한 그는 그해 *Brit Awards에서 Critics Choice를 수상하였고, 곧이어 2016년 해당 앨범의 큰 성공으로 같은 시상식에서 Best British Male Solo Artist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보컬적인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곡이라 생각된다.

저음부에서 그의 목소리는 감미로움과 거친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내지르는 갈라지는 듯한 사운드로 격정적인 느낌을 전달하며 듣는 이의 감정을 잡고 뒤흔든다.


*Chaos and the Calm(2015) : 제임스 베이의 첫 스튜디오 앨범

*Brit Awards : 1977년부터 시행된 영국음반산업협회에서 주관하는 영국 내 최고 권위의 음악분야 시상식



1절의 A파트에서는 일렉 기타의 사운드가 코드만 플레이하면서 잔잔한 느낌을 주며, B파트에 들어서면서 드럼 비트가 더해지며 점점 감정의 고조를 일으킨다.

2절이 시작되면서 드럼 비트와 기타의 사운드가 조금 더 명확해지고, 2절 B파트에 이르러서는 *어쿠스틱 기타의 멜로디까지 더해지면서 포크락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렇게 고조시켜온 감정을 하이라이트에서 모두 터트리면서 어찌 보면 번한 구성이지만, 그만큼 효과적인 전개로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만큼, 기본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드는 곡 구성이다.


*어쿠스틱 기타 : 금속 줄을 사용하는 통기타, 포크기타를 포함하는 기타의 총칭으로 나일론 줄을 사용하는 클래식 기타와는 음색이 다르다.


흑백의 제임스 베이의 얼굴만이 *클로즈 업 된 화면으로 시작되어 전체 밴드의 모습과 함께 색을 찾아가는 *M/V의 표현도 적절하다.

악기가 하나씩 추가되며 분위기가 바뀌는 곡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평가하고 싶다.

또한, 색의 변화는 꺼져가던 '희망'과 '용기'라는 불씨를 다시 지피는 느낌마저 들었다.


*클로즈 업(close-up) : 배경이나 인물의 일부를 화면에 확대하여 나타내는 기법

*M/V(Music Video) : 뮤직비디오의 준말



'다시 한번 일어서기'.

이 곡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물론, 좌절의 순간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고 결국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현실감 없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도 정말 아프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꿈이라는 것을 쉽게 놓아줄 수는 없었다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이 곡을 듣고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가길 바랄 뿐이다.




P.S.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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