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 #6.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법
리그 오브 레전드 또는 오버워치 같은 팀 대전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포커싱’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포커싱(Focusing)’은 단어의 뜻 그대로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으로, 위에 언급한 게임들에서는 적과의 교전에서 약 5-6명의 적들 중 누구를 가장 먼저 타격할지, 어떤 대상을 집중적으로 공략할지를 골라 팀원들에게 알려주는 행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당면한 문제(적과의 교전에서 승리)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서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자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위와 같은 게임을 하지 않는 독자라면, ‘포커싱’이라는 방식을 통해 무너뜨릴 것을 목표로 하는 공고한 벽의 틈을 찾고, 그 틈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균열이 가도록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게임의 상황으로 돌아와, 팀원 전원이 개별적으로 각각의 상대와 대치하여 1:1 상황을 마주한다면 팀원이 상대방을 압도할 수도, 서로 비등비등하여 결착을 내지 못할 수도, 혹은 오히려 압도당할 수도 있다.
반면, 팀원 전원이 한 명의 적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순간적으로 그 대상을 전투불능의 상태로 만들게 된다면 그 이후의 전투 진행은 수적 우위에 기반하여 훨씬 수월하게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투 상황에 있어 다른 변수 요소들(자리 선정, 스킬의 쿨타임 등)을 제외한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이런 게임에서의 ‘포커싱’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와 같은 ‘포커싱’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도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의 댓글창에서 특정한 유형의 사람들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어떠어떠한 직책의 사람들이 옳지 못한 업무상 모습들을 보여준다고 했을 때, 유독 눈에 밟히는 댓글은 “000이 뭐 하는 건 괜찮고?” 혹은 “000도 이렇게 하는데 이게 더 문제 아님?”같은 류이다.
이러한 댓글들을 본 필자의 반응은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해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이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것인지 그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다.
아니면, 단지 의문 또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 딴지를 걸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러한 유형의 댓글을 작성한 개인이 의도한 것이 이러한 문제가 생겨난 원인 중 하나가 이것이기 때문에 그것만 해결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원인도 해결해야 한다라는 것이라면, 더욱이 이 ‘포커싱’이라는 것이 필요로 하지 않을까?
당장에 도출된 한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고, 그 성공(당면 문제의 해결)과 함께 댓글의 작성자가 이야기하는 다음의 문제점들을 이어서 공략하는 방식으로.
A라는 문제에 대하여 사람들이 공감하고 변화를 원하는 상황에서, “B는 이런 문제도 가지고 있는데 A만 잘못된 거라고?”라는 식의 스탠스가 과연 문제 해결로 다가가는 효율적인 방식인지에 대하여 의문이 든다.
아니, 효율적이라는 단어를 붙이기 힘들 정도로 과연 문제 해결을 할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당장의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 쪽은 억울할 수도 있다. 자신들만 변화(피해, 혜택의 축소 등)를 받아들여야 하고, 여전히 남들은 이러한 상황에 처하지 않는 현실 때문에.
혹은 자신들만 총알받이, 본보기, 또는 꼬리 자르기처럼 쓰일 지고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앞서 언급한 유형의 댓글이나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 해당되지 않는 제3자인 경우가 많았다.
필자의 눈에는 그저 공감능력에 떨어지는, 깨어있는 척하는, 문제 해결에는 관심 없는, ‘나는 그것보다 더 원천적인 점을 짚을 줄 아는 통찰력 있는 사람이야’라고 자랑할 줄만 아는 인간으로 보일 뿐이다.
진정성 없는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