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 #7. 다량의 정보처리가 핵심이다.
한국인들의 독서량 급감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성인 1인당 월간 독서량은 1권이 채 되지 않으며, 특히나 10-20대의 어휘력, 문해력과 관련된 논란이 이슈화되면서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한번 주요 논제가 되었다.
이미 독서의 필요성과 독서를 통해 향상할 수 있는 능력들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와 논문, 교육자들의 현장 목소리, 대중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 속 대중들의 무수한 의견들을 통해 우리는 체감하고 있다.
독서량의 감소가 어휘력 및 문해력 감퇴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우리는 정부에서부터 개인차원으로 까지 독서량을 늘리기 위한 많은 해법을 제시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독서량이 늘었을까?
아니, 독서량 감소를 막기는 했을까.
실질적인 효력을 보인 방법이 있기는 했을까.
글로벌 도서 시장의 규모는 그 성장세는 둔화되었을지언정, 여전히 상승세임에는 틀림없다.
종이책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지지만, 반대급부로 E북 시장은 20%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주며 종이책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은 인류에게 여전히 책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인들만의 특수한 상황적 변수로 인한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단순히 어휘력 또는 문해력 보다 더욱더 큰 문제가 독서량 감소와 한국의 특수 상황과 겹쳐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에서 필자는 우리의 시선을 독서 습관이나 독서량에서 뇌의 정보처리 능력 향상 및 정보처리 훈련으로 눈길을 돌려보고자 한다.
'3줄 요약'
우리가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구이다.
이 '3줄 요약'이라는 이 문구가 자주 보인다는 것, 그리고 요약본을 요구하는 행태에 동의하는 인구가 많다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의 한 번에 많은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해석하고 분류하여 머릿속에 저장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잠깐 다시 책으로 넘어와서, 인류 역사상 다량의 정보를 담고 있는 수단의 대표는 책이었다.
지금은 컴퓨터와 서버 등 다른 수단들이 생기긴 했지만, 여전히 책이 가지는 지식과 정보에 대한 상징성은 견고하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처럼 더 이상 책이 지식과 정보 제공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책을 읽지 않아서 문해력과 어휘력이 떨어졌다. 그러니, 책을 읽어야 한다."라는 말만 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그보다는 무엇이든 다량의 정보를 접하고, 그것들을 소화할 수 있도록 훈련할 방법들을 제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현대 시대에 텍스트를 전달하는 방식은 더 이상 텍스트 그 자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영상과 자막이라는 시각적 요소와 내레이션 혹은 더빙과 같은 청각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찌 보면 현시대에 더 적합한 정보 전달 방식일지도 모른다.
"더 긴 영상, 더 많은 텍스트가 담긴 영상을 보자." 그리고, "요약본 말고 전체를 보자."
앞에서 언급한 문제 상황들에 대한 나름의 해결방식이다.
접근성이 높은 영상부터 시작하여 책으로 넘어가도 충분하지 않을까?
이제는 책과 독서에 높은 허들이 생겼다는 것을 인정하고, 더 쉬운 방법부터 훈련을 시키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 그것이 지식인지 아닌지조차 중요치 않다.
일단, 많은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