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힘들 때 어떻게 이겨내시나요?
세라믹 주얼리 아티스트
도화김소영의 일상이야기
작가님은 힘들 때 뭘로 푸세요?
내가 스트레스 받고 힘이 들때.
처음 작가 생활을 시작하고 몸도 맘도 힘든 적이 많았지만 나는 그걸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고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을 때. 나는 항상 금전적인 부분으로 힘들어했었다. 참고 참고 참다가 터지는 날에는,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바람을 쐬거나 운동을 하고 어느때는 혼자 술을 마시곤 했다.
나는 담배도 술도 안하기때문에 가끔 술을 마시면 일년에 손가락에도 들지 않는 신기한 날이다. 정말 기분이 좋을때나, 마시고 싶을때, 너무 힘들어서 죽을거같을 때 마신다. 500cc를 마시곤 취해서 친구들이 부축해 질질 끌려가곤 했었고, 가끔 힘들때는 혼자 마셨는데 맥주 한두병 마시고 취해 소꿉 친구에게 전화해 죽을것처럼 펑펑 울고는 했다.
오히려 힘이 들때는 누군가에게 진상 피우기 싫어 혼자를 택한다. (물론 혼자일경우에)
뭐, 평상시에 전시회나 강연이 있지 않는 이상 작업실에 박혀 있어서 사람들도 잘 만나지 않는 은둔형이긴 하지만
함께 한다는 것
혼자 모든것을 8년동안 이끌어오며 어려운 점들이 꽤 많았다. 가장 큰건 금전적인 부분이었고 두번째는 혼자 이 모든것을 감당해야하는 압박감과 하루 전체를 내 스스로 관리해야하는 것이었다. 잘해야하고 잘하고 싶다는 압박감은 내 목을 조여오곤 했다.
2011년, 처음 창업을 하고 4년동안 작업실에서 어시나 알바 없이 혼자 작업을 했을때는 너무 고독했고 자주 외로웠다. 혼자서 무언가를 오랫동안 하며 견뎌야한다는건 추운 겨울 얼음바닥에서 혼자 추위를 견뎌야 하는 것과 같았다. 늘 나에겐 멘토와 같은 존재가 없어 항상 갈림길에 서거나 결정을 해야할때 혼자 했어야했다. 일은 혼자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고 혼자 생활에 지치기도 했던 나는 알바와 어시스턴트를 뽑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스무명이 넘었던 그 친구들이 내 옆에서 보조를 해주었다.
그 친구들은 성별 나이 관계없이 내 사무적인 보조 일을 덜어주었고, 그것보다도 더 컷던 그들의 역할은 나의 정신적 지주가 되준 것이었다.
그들이 있음으로 인해 나는 더 많이 웃을수 있었고 아플때가 있었어도 나는 더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아직도 대부분의 친구들과 매일 같이 자주 연락하고 희노애락을 나눈다.
나의 일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 얼마나 다행인 일인지 모른다.
삶의 의미
나의 인생은 크게 도자기와 사랑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둘중에 하나도 없다면 내 인생은 죽어버린 시체와 같다.
그나마 사랑이 없을땐 작업이 나를 살렸고, 작업이 없을땐 사랑이 나를 살렸다.
나에게 도자기, 작업은 내 삶이고 내 운명이다.
사랑, 그것은 내 온 우주를 뒤흔드는 불안한 존재이다. 적어도 내 안에서는. 아직도 사랑을 할때 손만 잡아도 좋은 스무살의 풋풋한 연애가 좋고 숨기지 않고 돌리지 않는 솔직한 표현이 좋다. 이것저것 재고 따지는걸 싫어하고 나에게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아닌, 철부지 같고 덜렁대고 항상 불안한 존재인 내 모습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갈망한다.
나이 서른이 되었는데도 나는 아직 미련하게도 그때에 멈춰있다. 운명적인 만남을 믿고 도자기 작가로서의 성공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평생 함께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사는게 나에게는 더 큰 의미이고 행복이다. 지금에 와서는 다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서로 미친듯이 사랑했던 그 기억들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이제 다시는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상처받지 않는 사랑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 나에게 사랑이라는 건 작가로서의 삶보다 더 어려운 부분인거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정말 힘이 들 때엔,
무언가 작업으로 일을 벌릴때면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매우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편이다. 물론 그런 나도 항상 불안해하기도 하며 무너질때도 많다. sns에는 일일히 올리지는 않지만 나도 일년에 한두번은 슬럼프가 온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달까지도.
앞서 말했듯 예전에는 어떤 방식으로 아픔이 찾아올때 영화를 보거나 노래방을 가거나 운동을하고 가끔 술을 마시면 풀렸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걸로도 풀리지 않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 후로 알게됬다. 내가 힘든걸 풀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펑펑 우는 것' 뿐이라고.
내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들은바로 보았을때엔 행동도 말투도 무지 털털해서 겉으로는 무척 강해보이기도한다. 하지만 사실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의 나는 정말 여리고 약하다. 눈물도 많아서 자주 울기도 한다.
그래, 나는 슬플때마다 울었다. 지칠때까지 울었다. 물론 다른 사람이 있는데에선 못그래서 꾹 차다가 혼자가 되었을때 터트리곤 했다. 그렇게 하루 내내 펑펑 울고나면 기운이 빠지고 아주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다. 작업에 대한 부분은 거의 한번 쏟아내면 풀리곤 했다. 물론 아닐때도 있었고 가끔 사랑에 대해 힘이들때는 하루로 끝나지 않았지만.
그렇게 울고 나면 어느순간 시간이 지나 있을 때, 더 이상 울지 않는 나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아픔은 언제나 끝난다. 다시 찾아오기도 하지만, 모두 우리를 지나가는 순간들이다.
펑펑 울기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너무 힘들땐 참지 말고 펑펑 지칠때까지 울었으면 좋겠다. 참지 말고. 그럼 마음이 그 전보다는 조금은 나아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