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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류 바닐라 Nov 22. 2020

이 판국에 예술을 논해야 할까

논문 제목 정하기 전 혼란 

길거리를 지나는 모든ㅡ타임머신을 타고 와서 이런 광경을 봤다면 충분히 공포스러울 정도로 움직이는 사람들 모두가!ㅡ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이들은 학교를 매일 가는 생활이 과거가 돼버린 요즘. 언제 다시 친구들과 팔짱을 끼고 뒤에서 친구 목을 껴안으면 장난을 쳐도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 1.5단계가 됐다며 식당들 카페들이 한편에 이삿짐처럼 쌓아둔 테이블과 의자를 띄엄띄엄 다시 배치를 했는데 또다시 그 원망스러운 '단계'가 움찔움찔 올라가려는 기세다. 무력한 인간은 마스크 뒤에서 두려워하며 때로 조용히 여행도 다녀오고 조심스럽게 일상을 살아간다.  


이렇게 하루에도 코로나 확진자 수가 세 자리를 넘었네 두 자리를 넘었네 하는 속보가 핸드폰 알림음에 횟수를 더하기 하는 판국에 내 논문 발표 시간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서 기를 쓰고 써야 하는 걸까. 아니러니 한 것은 예술계에서 일을 하는 동기들은 논문 없이는 그 직업을 지속시킬 수 없다. 나는 자유롭고 허울 좋은 '프리랜서' 라이프를 제법 수십 가지 룰을 정해놓고 일을 하는 자유 영혼. '언어'를 가르치고 사용하는 게 직업이 되어서가 아니라 '읽기' '쓰기'와 '기록'하기는 '독서 라이프'를 사는 의미가 더 커지고 ㅡ매일 사진과 영상으로 독서 기록을 하는 편이다.ㅡ 더 좋아지면서 글을 쓰는  행위가 일상이 되었다. 


문제는, 논문을 쓰겠다고 막상 전공인 예술과 어떠한 관계성을 찾아 제목을 정하려니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무엇을 논해야 할지 혹은 이 판국에 예술을 논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된다는 말씀이다. 그냥 사람들이 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일을 하고 자신의 공부를 하고 자신의 직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나는 예술을 논해야 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판국 속에도 예술을 논해야 할까 보다. 뭔지 모를 죄책감과 새로운 글감을 찾는 기대감에 두 가지색 액체 괴물이 섞여서 탱글 거리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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