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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Aug 10. 2023

결국, 코로나19에 걸리고 말았다.

2019년 말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TV는 날마다 떠들었다. 2020년, 코로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몇 번의 대유행 시기를 거쳤다. 그동안 코로나 예방을 위한 백신주사를 세 번 맞았고, 마스크를 썼으며, 손 씻기를 반복했다. 사람 많은 자리에 가지 않는 등 여러 가지로 신경 쓰며 지냈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기만 했지 내 몸엔 이상이 없음을 다행으로 여겼다.

이렇게 끝나나 싶던 코로나가 다시 유행한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드디어, 마침내, 결국에는 코로나19에 걸리고 말았다. 어디서, 왜?,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는 모른다. 8월 3일 목요일 오후부터 머리가 아프며 추웠다. 이마를 만져보니 평소와 다른 열이 있음을 느꼈다. 추워서 사무실에 있는 점퍼를 하나 더 입고 일을 했다. 저녁 식사 후 잠을 자려는데 근육이 아팠다. 몸에 ‘리’ 자가 들어간 모든 곳이 아팠다. 머리, 허리, 다리에 더해 팔까지 아프니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몸살감기인가?

금요일 다시 회사에 출근해 옷을 더 껴입고, 일하다 퇴근하며 걱정이 됐다. 이 상태로 두 시간가량 운전하며 집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다른 때 보다 더 조심스럽게 살피며 운전을 했다. 아내를 만나고, 아내가 걱정하며, 한마디 했다. “내일 오내과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 봐.”

아~ 참! 그렇구나,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나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걸?

산에 가는 아내를 보내고 진료를 시작할 시간에 맞춰 병원에 갔다. 증상을 이야기하니, 의사 선생님이 신속 항원 검사를 해 주었다. 검사 직후 코피가 났다. 검사를 위해 콧속으로 들어온 면봉이 콧속 어딘가를 건드린 모양이다. 항바이러스제를 먹는 영향으로 지혈이 잘 안 되는 나였기에 코피는 멈출 줄 몰랐다. 의사가 근처 이비인후과에 전화해 놨으니 조치를 받고 다시 오라고 했다. 조이비인후과 의사가 콧속에 약을 뿌리고 솜 심지를 박아 넣었다. 코피를 막기 위해 넣어 놓은 솜 심지를 이틀 후에 빼야 한다고 했다. 다시 오내과에 들려 받은 처방전으로 약국에 가서 약을 지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내가 머무르던 공간을 소독하고, 이불과 베갯잇 등을 세탁기에 넣고 쉬었다. 회사에 연락했다.

일요일에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다. 격리할 거냐고? 격리한다고 했더니, 격리에 따른 지원비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조건을 물으니, 90일 이내에 신청하고 중위소득 이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얼마가 나와요? 물으니, 10만 원 정도 나온단다. 신청할 마음이 없다. 어차피 중위소득을 넘으니 받을 수도 없고, 받는다고 해도 적을 텐데 뭐 하러 동사무소까지 가서 신청해? 받지도 못할 텐데? 시간이 아깝다. 광주를 떠나 홀로 지내는 순천으로 돌아왔다. 해열제가 섞인 약을 먹은 덕분에 38도를 넘던 체온은 내려갔다. 체온이 내려가니 추위도 덜했고, 머리도 덜 아팠다. 불편한 것은 코였다. 코 한쪽에 넣어 놓은 솜 때문에 코가 막혔다. 잠을 자는데 입으로 숨을 쉬다 보니 자주 깨고 목이 말랐다. 코에 있는 이물질 솜으로 인해 콧물이 나왔다. 월요일 아침 이비인후과에 갔으나 너무 사람이 많았다. 그만큼 감기 환자가 많다는 뜻이다. 점심 식사 후 오후 진료 시작 시각보다 40분 빠르게 병원에 도착해 기다리다 솜을 빼냈다. ‘세상에나 이리 시원하다니….’

어제로 격리기간이 끝나고 첫 출근이다. 마스크를 쓰고 더 열심히 손을 씻는다.

이번에 얻은 교훈. 방심하지 말자. 다른 사람이 겪으면 결국 나도 겪게 된다. 두 코로 숨 쉴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자. 작은 것에서 행복을 또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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