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시작..
드디어 사표를 냈다. 1년 반의 짧은 직장생활.
편하게 자동 입금되는 월급쟁이는 그만하고 이젠 내가 벌어서 스스로 먹고사는 험한 길에 또 나를 던져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코비드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그동안 귀하게 인연을 맺었던
비즈네스 파트너들도 다 바뀌어 말 그대로 소주 이름처럼 “처음처럼” 시작해야 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젠 나도 나이를 먹었는데 라는 생각에 갑갑하기도 하고 의기소침해지지만
그런 기분이 들수록 가슴속에서 살며시 “오기”라는 것도 생겼는데
항상 나의 천생이 도전과 응전의 삶인 탓이다.
1년 반 동안 직장생활에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들 그들의 각자 다양한 인생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은 나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고 반대로 나는 어떤 모습으로 그들에게 보였을지 돌아보게 된 기회가
되었다.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돈은 벌자고 생각해서 돈은 벌어지는 게 아니었다.
타이밍도 좋아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하니 이젠 이 부분은 마음을 내려놓기로 한다.
그냥 즐겁게 여유 있게 나의 일도 하면서 내가 주인공인 나의 인생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해서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들을 만들어보기로 포커스를 억지로 맞춘다.
버킷 리스트를 만든다.
그동안 취미로 배운 사진을 최대 무기로 여러 나라 여행사진을 찍어보자.
카메라를 들고 시베리아 횡단 기차도 타봐야겠고 그 아름답다는 체코도 가야겠고 스위스에 다시 가서
융프라우행 기차를 타고 거기서 유명하다는 신라면 도 먹어봐야겠다. 따뜻한 날씨 베트남에 가서 횡단기 차도 다시 타봐야지. 파리의 오르쎄 미술관은 이번엔 넉넉히 일주일 일정을 잡고 구경하기. 제주도 올레코스도 다 완주하고 싶고 제주도 자전거 일주도 다시 세 번째로 도전해보자.
만약 허리만 안 아프면 런던이나 파리에서 열리는 마라톤까지…
다 못해보면 내 평생 영영 아쉬울 듯.
꿈을 가진 사람은 멋있고 눈부시고 아름답다고 했는데...
연로(?) 한 나 에게도 설마 이 말이 적용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