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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Sep 15. 2021

내 인생을 유지보수한다는 것

성공을 정의하는 것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경제적 자유, 지위향상, 명예,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 뭐 이런 것들이 아닐까 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돈도 많이 벌고 싶고 가족 모두 아픈데 없이 건강하고 아이들도 다 잘 되었으면 한다. 거의 설날 덕담 수준으로 보이는 보편적 희망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렇게 성공적인 그리고 평안한 인생을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참 좋다. 욕심이라면 욕심일 수 있지만, 이런 욕심은 개인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성공에 다가서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더 나아가 우리는 "올바른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맞는 말이지만 사실 나는 성공에는"노력"만큼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 인생을 유지보수(maintenance)"하는 일이다. 인생을 유지 보수한다는 말은 무엇일까? 나의 삶에서 무심코 떨어뜨린 것을 주워 담고, 고치고, 보듬는 일이다. 무엇이든지 함부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성공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이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과거에 자신이 무심하게 생각했던 일들로부터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성공가도를 달리는 유명한 사업가,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들이 어느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마치 최고의 엔진을 장착하고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지만 속도를 볼 수 있는 게이지도 없고 백미러도 없어, 그들의 질주가 관리되지 못하는 것과도 같다. 무엇이든 적절히 관리되지 못하면 언젠가 사고가 나게 되어 있다.


진짜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노력 뒤에 보이지는 않는 내 인생의 유지보수가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무언가 배우려면 앞에서 보이는 노력과 투지, 그리고
열망 만을 볼 것이 아니라 뒤에 보이지 않는 그들의 "수비력"을 봐야 한다.


질주는 폭주가 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갈 때 주위 누군가가 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는지, 무례하게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는지 우리는 달리면서도 뒤를 돌아봐야 한다. 때로는 우리 노력의 부산물들이 후방에서 유지 보수되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돈 버는 법, 이기는 법, 투자, 전략, 심지어 한 달에 1000만 원 버는 법 등, 뭔가 “계속 파이팅하는 비법”만 이야기한다. 열심히 무언가를 헤치고 나아가 이겨내고 끝내 승리하는 법 말이다. 하지만 나의 뒤를 어떻게 담으면서 가야 할지, 무엇을 조심해서 살아야 할지, 어떻게 나를 관리해야 할지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무튼 당신 인생을 왜, 어떻게 메인터넌스 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 인생의 유지보수는 

조금은 조심스러운 인생의 태도, 또는 수비적 관점으로 성공에 다가서고자 하는 이야기다. 아니, 꼭 성공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법한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지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요즘 들어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특히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부자 되기도 마찬가지다. 좀 피로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말했듯이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스스로 정의하고 더불어, 내 인생을 순조롭게 유지보수할 수 있다면 그것이 나에겐 성공적인 삶이 되지 않을까 문득 생각해 본다. 앞에서 열심히 창을 찔러대지만 결국 후방이 뚫려버리면 소용없는 것처럼 말이다.


내 인생을 유지 보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를 말해보고자 한다.


첫째,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번번이 이를 놓쳐버린다. 가족에게 잘해야 한다. 특히 배우자에게. 가족문제가 생기면 일도 건강도 내 인생도 모두 어둠에 휩싸여버린다.

예를 들자면, "내가 혼자 잘살려고 이러는 줄 알아?" 이 말... 기혼자라면 한 번쯤은 해 보지 않았을까? 부끄럽지만 나도 부부싸움을 할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마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나의 경우는 주로 회사일 때문이었다. 너무 힘이 드는데 배우자가 나를 충분히 위로해 주지 못할 때, 화나고 섭섭한 마음이 들어서 이 말을 해 버리는 것이다. 나를 좀 알아주라고, 나를 좀 위로해 주라고 하는 말이지만 이 말은 사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대방도 당연히 무얼 하든 가족을 위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다만 생각이 다를 뿐. 정말 가족을 위한다면 나 스스로 무엇이 배우자와 아이들을 위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나와 배우자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생각을 하며 살 것이다. 부부싸움이나 가족 내 문제가 생기는 근본적 원인은 모두 내 입장에서만 구성원을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나도 그랬다). 한 번만이라도 "그럴 수 있다"라고 혼잣말을 해 보고 그다음 생각을 해 보면 조금은 부드럽게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럴 수 있다"라는 말은 가족 간에 진심 어린 대화의 문을 여는 마법의 단어일 수도 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당신이어야 한다. 

가족에게 잘하자.


둘째, 뭔가 위험한 선택을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 들면 5년 후 10년 후 나 그리고 가족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위험한 선택이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하는 경우, 참지 못하고 크게 화를 내는 경우,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경우 등 그것이 무엇이든 각자의 상황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할 때 멈칫거려지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왜 그럴까?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선택을 했을 때, 5년 후 10년 후 나와 가족은 무엇이 되어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거다. 그러면 잠시라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다. 한걸음 뒤로 가서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보자. 어쩌면 이런 방식이 당신에게 다가올 위험을 막아줄지도 모른다


마지막 세 번째, 잘 될 때 흥분하지 말고 안 될 때 고개 숙이지 말자. 

사자성어로 일희일비라고도 하지만, 말 그대로 가볍게 행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살다 보니 인생은 포물선의 연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뭘 해도 잘 될 때가 있다면 뭘 해도 안될 때가 있다. 예전에는 나도 일희일비했었다. 잘 될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렇게 자랑을 하며 다녔다. 하지만 갑자기 안되기 시작할 때는 세상이 꺼질 것 같은 한숨과 어두운 얼굴을 하며 신세한탄을 했었다. 이 역시 내 인생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안될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인풋(in-put) 하며 기다리고 축적을 하는 것이다. 다가올 반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잘 될 때는 안될 때를 대비해 최대한의 안전장치, 그러니까 내려가더라도 조금은 덜 가파르게 내려갈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하는 것이다. 




살면서 좀 더 나가면 위험해질 것 같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행히 질주를 멈추고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나는 살면서 많은 잘못과 실수를 했지만 그럴 때마다 경계선에 있는 나 자신을 다시 주워 담았다. 실수를 바로잡고 사과를 하고 내 행동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다시 노력했다. 나는 지금 성공했다고 볼 순 없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무리 없는 인생을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날들이 있겠지만 나 스스로 이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면 내가 생각하는 삶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모두가 창을 던지는 법과 찌르는 법을 이야기 하지만 방패를 잘 만드는 법과 창을 잘 막는 법도 함께 이야기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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