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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Sep 28. 2021

이기거나 지거나, 지지 않는 선택을 하거나

삼국지에많은 영웅이 나오지만 나는 촉나라의 군사 제갈량과 위나라의 군사 사마의의 대결에 눈길이 가장 많이 머물렀다. 한 번은 사마의의 군대가 수 적으로나 물자 면에서 제갈량의 군대보다 못 한 상황이었지만, 전세를 뒤집어 제갈량의 군대를 격퇴한 적이 있었다. 제갈량은 마지막으로 서성에서 군대를 안전하게 퇴각시켜야 했는데, 사마의의 군대가 앞을 가로막고 있던 터라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 있었다.


고민 끝에 제갈량은 사마의에게 선택지를 던져주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는 오히려 성의 문을 활짝 열고 망루에서 한가로이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 괴이한 광경이다. 자신의 군대가 몰살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가로이 거문고를 튕기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마의는 이런 광경을 보고 성 안으로 들어갈지 말지를 고민을 했다.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사마의는 성을 공격하지 않았다. 매복을 걱정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제갈량은 서성을 탈출, 촉나라 본 진영으로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었다(제갈량은 싸울 군대가 턱없이 부족했다. 정말로 사마의의 군대가 서성 안으로 돌격했다면 제갈량의 군대는 전멸했을 것이다) 이 상황을 두고 혹자들은 사마의의 조심성을 탓하기도 할 것이다. 만약 공격했다면 완전한 승리를 얻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갈량의 신출귀몰 한 능력을 알고 있던 사마의는 굳이 모험을 하지 않았다. 100점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컸지만 잘못하면 0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100점 대신 90점을 얻는 전략을 선택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도 충분히 좋은 성과였으니 말이다.


<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에 보면

최고의 것을 선택하기보다 만족스러운 것을 선택한다 라는 말이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때가 있다. 지금은 룰이 바뀌었지만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tv프로를 보면 퀴즈를 맞추면 상금 100만 원을 주고 추가로 한 문제를 더 맞히면 200만 원을, 못 맞추면 기존의 100만 원을 주지 않는 룰이 있었다. 당신은 이럴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실, 더 많이 선택한 쪽이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100만 원에서 그치지 않고 추가로 200만 원을 얻으려다 0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글세, 나는 좀 안타까웠다.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꼭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도전을 해야 하나? 여기서 멈추면 패기없는 사람인가? 200만 원의 가능성보다 100만 원의 확실한 현재를 가져가면 안 되나, 100만 원도 좋은 성취 아닌가?


어찌 보면 우리 인생은 퍼센티지를 선택하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100%를 채워야 만족할지,  200%를 가져야 만족할지, 아니면 90%에서 멈춰도 괜찮은 선택일지.. 그것은 각자의 생각과 선택에 달려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고보다는 내게 만족스러운 90%의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최고의 것을 지향해야 하고, 최고가 되어야 하며, 돈도 많이 벌어서 파이어족이 되어야 하고, 누구는 코인으로 몇십억을 벌어 회사를 퇴직했고,  주식을 해서 얼마를 벌었고, 누구는 하루 4시간만 일 해서 월 1천만 원을 벌었고..... 부동산으로 얼마를 벌었고...


야말로 여기저기 난리법석 각자도생의 시대이 것 같다.

그래서인지 도 죽을힘을 다 해 그렇게 되어야할 것 같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왠지 뒤처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반드시 "최고가 되기 위한 100%의 선택보다 나에게는 만족스러운 90%의 선택"도 존재한다는 것이다(이게 정답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저 선택지가 더 있다는 것이다) 


포기하는 삶을 살자는 것도, 부정적인 생각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기준이 아닌 것으로 쫓겨가듯 무조건 최고가 되고 싶은 삶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고를 지향하지 않아도, 1등을 지향하지 않아도, 부자 되기를 하지 않아도 나에게 최선인 정도를 선택할 줄 아는 것도 행복한 삶을 사는 지혜 중 하나가 아닐까?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photo created by jana,  squar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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