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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an 21. 2024

매일 글쓰기 도전 5일 차

토요작가클럽을 함께하며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물론 아주 안 쓴 건 아니었다. 가끔 몇 분의 시간이라도 붙잡고 글을 썼는데, 그때마다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다. 꾸준히 글 쓰던 습관을 잃어버리니 새하얀 모니터 앞에서 고민의 시간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다 1월 17일부터 주원님이 이끄는 ‘토요작가클럽’에 함께하게 되었다. 이제 막 5일 차를 맞이하고 있는데, 나에게는 작지만 큰 변화가 생겼다. 단 한 줄이라도, 매일 글 쓰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감자배포도‘라고 해서 감사한 것, 자랑스러운 것, 배운 것, 포기해야 할 것, 도전하고 싶은 것 그리고 이 중 오래 마음이 머물렀던 항목에 대해 더 하고 싶은 말들에 대해 매일 기록하고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첫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글을 쓸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식탁 위에 앉아, 태블릿에 마구 써보겠다고 약속했다. 글쓰기를 도와주는 환경으로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보겠다고 선택했다. 평일 아침에는 음악을 고르기는커녕 감자배포도를 쓰기에도 바빴지만, 주말 아침에는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배경음악으로 틀어보며 분위기를 바꿔보았다.

5일간 감자배포도를 작성하며 느낀 점은 ‘글은 나에게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감자배포도’를 생각하고 글로 써보니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글 쓰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 같은 가장 큰 이유는 내 마음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지내왔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무엇을 끄집어내야 할지 엉킨 실처럼 복잡했다가, 결국 그 실을 풀 생각도 못하고 지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하루 30분, 한 줄씩이라도 감자배포도를 작성하며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고, 글을 쓰면서 조금이나마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것을 더 쓰고 싶은지 글의 소재를 찾는데 감자배포도가 힌트가 되어줄 것 같다.

글 쓰는 여정을 떠나기 위해 어떤 신발을 신고, 어떤 장비를 갖춰야 할지 고민만 하다가 신고 있던 신발을 벗고 맨발로 숲길을 저벅저벅 걷기 시작한 느낌이랄까. 조금 더 홀가분하고, 본연의 나의 모습으로 회복해 가는 과정인 것 같아 설레었다. 이 과정을 함께 해주며 많은 영감을 주는 주원님께 깊이 감사하다.

매일 아침 ‘감자배포도’를 단 한 줄이라도 써보기에 도전해 보며, 때로는 호흡이 긴 글도 꾸준히 써나가야겠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얼마나 귀한 건지 다시 한번 느끼고, 또 매일 포기를 결심하는 것도 한정된 시간과 자원 속 무수한 선택 앞에서 조금 더 나다워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매일 하나씩 쌓아나갈 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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