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요, 라는 피아노곡 제목의 선율이
잊을 수 없는 것들에게 데려간다
과연 잊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잊었습니다. 더는 생각나지 않아요'
잊었다고 말할 때 생각하고 있다는 것
아파서 잊고 싶은 것들이 있고
그리워서 잊고 싶은 것들이 있다
모든 잊고 싶은 것에는 아픔과 그리움이 존재한다
잊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잊어야만 다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잠시 눈을 감는다
어쩌면 잊는다는 것은 심장 반대편
오른쪽 가슴에 품고 사는 일이 아닐까
잊어요, 라는 피아노곡 제목의 선율을 따라
건반 위에 잊고 싶은 것들의 자국을 남기는
순간을 듣는다
과연 잊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하나, 둘씩 불러와 어루만져주고
다시 하나, 둘씩 다른 지문의 꽃을 남기는
연습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선율이 데려간 그곳에서 머문 마음들
기꺼이 마주하고
안녕, 하며 안부를 묻고
선율이 떠난다
내면에 바람이 불기를 기다린다
*피아노곡 _ Nu Ages <잊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