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선 발걸음으로 어딜 가야 할까

by 미솔



발걸음의 무게를 가늠해보고 나서야

뒤를 돌아보았다


꿈에 쫓겨 어디로 왔는지 알 수 없는 길에서

땅에 찍힌 별들이 가엽게 사라지고 있었다


얼마나 더 깊은 자국을 남겨야 선명해질 수 있을까


모든 무게를 견디고 있는 돌 같은 땅을

이겨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무게였다는 것을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몸은

항상 공허할 뿐이었다


사라진 것들을 보면서 방향 없는 풍경들을 보면서

다시 선명한 자국을 남기기 위해 씩씩댔다


날 선 발걸음으로 어딜 가야 할까


바람이 발목을 잡는다


내 높이보다 큰 나무, 그보다 큰 건물들

위로 솟아있는 모든 것들 앞에서

나는 땅에 붙은 그림자였다


높아져만 가는 하늘, 별을 감춘다


나는 한참을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