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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기영 Jun 03. 2020

모카팟으로 즐기는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가장 작은 도구, 모카팟

에스프레소(espresso)는 소량의 뜨거운 물로 압력을 가해 추출해 낸 커피 원액을 말한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대부분의 커피는 이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만든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으면 아메리카노, 우유를 넣으면 카페라테 혹은 카푸치노, 우유와 쵸코 시럽, 캐러멜 등을 넣으면 카페모카나 캐러멜 마키아또가 된다. 설탕을 조금 넣거나 해서 에스프레소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커피음료를 만들 수 있는 에스프레소를 집에서 추출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에스프레소 머쉰(espresso machine)을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카팟(moka pot)이라 불리는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다.


모카팟은 에스프레소 머쉰에 비해 값이 10배 이상 저렴하므로 가정에서 손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집에서 커피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을 처음 시도하는 분들은 이 모카팟을 이용해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손수 내려 먹는 작업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원두를 분쇄하고, 머쉰을 웜업 하고, 탬핑을 하고 에스프레소를 내린 후에는 다시 사용했던 도구를 세척하고 머쉰도 닦아주어야 한다. 호기롭게 백만 원대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했다가 그냥 장식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간단히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있는 2~3만 원대의 모카팟으로 시작해서 본인 취향에 맞으면 좀 더 고급 도구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맨 왼쪽에 있는 통이 물을 담는 보일러 (boiler)이다. 제일 먼저 여기에 물을 담는다. 물을 담을 때는 오른쪽에 보이는 나사의 안쪽에 있는 구멍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Safety Valve 혹은 Release Valve라 불리는 이 것은 압력이 너무 올라가서 보일러가 터지지 않도록 압력을 빼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밸브를 덮으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물을 넣었으면,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Filter Basket에 커피가루를 넣고 보일러 위에 올려놓는다. 에스프레소 머신용을 분쇄된 커피가루는 너무 미세해서 필터의 구멍을 막아버릴 수 있다. 그 보다는 조금 더 굵게, 드립 커피용 굵기보다는 조금만 작게 분쇄된 커피가루가 딱 적당하다. 커피를 담은 뒤에는 평평하게 되도록 손가락으로 쓱 문질러 준다. 바스켓 주둥이에 커피가루가 남아 있으면 압력이 새서 커피가 제대로 추출되지 않을 수 있으니 이 부분을 특히 깨끗하게 닦아낸다. 탬핑(커피가루를 누르는 행위)을 하지는 않는다. 커피가 추출되어 담기는 Upper Chamber를 돌려서 단단하게 닫고 불 위에 올린다.


약불로 가열한다. 너무 센 불로 가열하면 갑자기 커피가 추출이 되어서 콸콸 쏟아지게 된다. 물이 끓게 되면 뜨거운 물이 배스킷에 담긴 커피가루를 적시게 되고 Upper Chamber와 보일러 사이에 있는 필터를 통해 커피가 위로 올라오게 된다. 커피가 금방 추출되니 잘 보고 있다가 불을 끄고 모카팟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계속 열이 가해지면 커피가 과추출이 될 수 있다.


추출이 완료되면 예쁜 잔으로 옮겨서 기호에 따라 물이나 우유 혹은 설탕 등을 첨가하여 즐기면 된다. 커피를 따라낼 때 모카팟에 남아 있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따라내려고 하다 보면 미세한 커피 분말이 함께 섞여서 나올 수 있다. 깔끔하게 커피를 즐기려면 적당하게 따라내는 것이 좋다.


사실 모카팟으로 추출한 커피가 머신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와 완벽하게 똑같은 맛을 내지는 않는다. 거의 비슷하기는 하다. 저렴하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유사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니 시도해 볼만하다. 직접 커피를 제조해 보는 것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한테 추천할 만하다.




*cover photo by Eugenio Marongiu |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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