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뽑기
"엄마 올 때까지 과자 사 먹어."
손에 쥐어준 용돈 5천 원
하굣길 문구점 앞 쭈그리고 앉아
물끄러미 바라본 인형 뽑기
무릎 꿇고 간절한 마음 담아
동전을 넣어 갈고리에 온몸을 실어
3분이라는 짧은 시간
순식간에 사라진 5천 원
발을 동동 구르며 씩씩 댔지만
한 개도 얻지 못한 인형
축 처진 어깨 사이로
흐르는 한쪽 가방끈
그대로 내버려 둔 채
터덜터덜 도착한 우리 집
어두운 그림자들이 모여있는 방
외로이 울려 퍼진 시곗바늘 소리
똑딱똑딱.
인형도 엄마도 없고
아무도 내 곁에 없던
그날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