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하 Jun 06. 2024

친구들과 함께 한 50주년 홋카이도

특별함 없는 밋밋한 글을 올리는 이유는...


후라노를 떠나 비에이로 간다.

이동중 가이드가 점심메뉴인 '오므카레정식'에 대한 설명을 한다. 오므라이스에 카레를 믹스한 식사라며 카레의 일본 변천사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는 중 질문을 던졌다. "오므라이스 오므의 어원은 뭡니까?"  순간, 가이드의 표정이 긴장모드로 변하며 "어.. 그렇게 갑자기 훅 들어오시면 곤란한데.." 하며 잠시 머뭇거리다 "아.. 오믈렛 입니다." 하며 안도의 한숨을 취하는 제스처와 함께 "어후.. 하마터면 당할 뻔했네.." 라고 너스레를 떤다. 몰랐던 거 같은데, 그 짧은 잠깐의 과정을 통해 가이드의 순발력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므카레정식으로 점심을 마친 후 먼저 도착한 곳은 [아오이이케], 푸른 연못이다.

연못이라기엔 규모가 크다.

이곳을 찾는 이유는 푸른 빛을 띈 수면과, 나무가 수중에 뿌리를 박고 있는 모습 때문. 2주 전엔 비가 많이 와 물이 흑탕이 됐었다며 우리에게 운이 좋다는데, 일본 최남단 미야코지마의 영롱한 에메랄드 빛 수면이 강하게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내게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수중 나무 역시 청송 주산지에 워낙 튼실한 게 있어서..


[흰수염폭포]는 아오이이케에서 20분 거리의 시로가네 온천마을에 있다.

멀리서 보면 수염 형태로 보이긴 한다.

버스 뒷자리에 앉은 여인이 의자 뒤에서 나즈막한 목소리로 율하에게 말을 건넨다. "모자 색깔 너무 이뻐요. 한국에 도착해서 그 모자 저 주시면 안 돼요?"

애랑이에게 꼬여 생이빨 뽑아준 배비장과 율하는 다르다. 여행지에서 만난 이름 모를 여인에게 선뜻 모자를 내줄 율하가 아니지.

이후 율하는 여행내내 그 여인 보이는 곳에서는 모자를 쓰지 못하고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는 슬픈 얘기를 남겼다.

이 여인, 내가 버스에서 우리 일행에게 사탕을 나눠주는데 뒤에서 좌석 사이로 손을 불쑥 내민다. 율하와 나는 유혹에 대한 저항력에 차이가 있다. 난 그 손바닥 위에 사탕 한 알을 살포시 올려 놓았다.


있는 곳이 일본일 뿐, 특별한 감흥이 없는 2일차 오후 일정.

이제 오늘의 숙소 소운가쿠 호텔이 위치한 소운쿄로 간다.


▣ TIP ☞


특별함이 없는 밋밋한 글을 굳이 포스팅 하는 이유는,

홋카이도 여행을 처음 계획하시는 경우, 나처럼 시기를 잘못 택해 실망하는 시행착오를 범하시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매거진의 이전글 친구들과 함께한 50주년 홋카이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