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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un 07. 2024

친구들과 함께 한 50주년 홋카이도

청정의 느낌 소운쿄

이틀 째 숙소인 소운가쿠 호텔 7층 방에서 바라본 아이베츠산(愛別岳).

산을 한자로 山이 아닌 岳으로 표기한 걸로 보아 산세가 험한 모양이다. 멀리 보이는 능선 형태가 공룡능선을 떠오르게 한다.


소운가쿠 호텔은 주변에 아무 것도 없던 첫날의 사사이 호텔에 비해 산책하는 재미가 있다.

호텔 앞을 흐르는 이시카리 강.

이 지역이 강의 상류층에 해당되는지, 길이 268km로 일본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라는 명성에 비하면 폭이 너무 좁다. 호텔에서 나와 왼편으로 이시카리 강을 따라 걸으면 강 건너 편으로 들어갈 수 있는 다리가 있다.

뿌리가 지면 위에 있음에도 푸른 잎을 품고 있다는 건 평소에는 이 지면이 수면하에 있다는 거 아닐까..

기후 영향으로 지금은 이시카리 강의 수량이 많이 줄어 수면 밑에 있던 뿌리가 지상으로 노출된 거 같은데, 일본 2위의 강이라면 평소 수위는 저 정도는 덮어주는 게 맞다고 봐야겠지.

이 다리를 건너 오른 쪽 야외식탁이 구비된 방갈로를 지나 작은 오솔길을 걷던 우리를 멀리서 바라보는 무리가 있다.

'재네들 뭐야..?'  (서로의 속마음)

무리지어 있는 걸 보면 이곳이 사슴 서식지인가 보다.

사람을 보고도 이리 여유롭게 행동하는 걸 보면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과 래포가 형성된 듯하다.

도로까지 내려와 먹거리를 찾는 애들을 위해

우리는 잠시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사슴 서식지를 지나 맞은 편에 보이는 소운가쿠 호텔의 야경이 제법 멋스러워 보인다.

5월말 임에도 눈이 녹지 않은 니세이가쿠슈뻬산의 모습을 보니 내가 북한보다 높은 위도의 일본 최북단에 와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니세이가쿠슈뻬산은 한자표기로도 山이다.

한글로 같은 산이라도 산세에 따라 岳과 山으로 구분 표기하는 게, 이것도 일본식 디테일인지..


소운쿄의 밤하늘이 아름답다.

이 정도 청정지역이라면 은하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별이 빛나는 밤은 기대해도 될 거 같은데, 마치 심해(深海)와 같은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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